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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파동'에 대한 짧은 생각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10. 10. 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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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파동'에 대한 짧은 생각

   

 

배추, 무 등 채소와 과일 가격들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올해초 이상기후 현상으로 작황이 부진한 때문이다. 게다가 전혀 개선되지 않는 유통구조 때문에 가격 앙등에도 불구하고 생산자인 농민은 농민대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정부의 무대책도 한 몫했다. 소비자 물가는 계속 고공행진인데 정부는 대책도 못내놓으면서 말로만 잡겠다고 한다.


우리의 식탁엔 온갖 반찬들이 오른다. 고기도 있고 생선도 있다. 하지만 배추김치가 빠진 밥상은 아무리 반찬이 많아도 허전하다. 밥과 함께 주식으로서 우리의 식탁을 지배해온 김치다. 그런데 배추가 '金추'다 보니 김치도 '金치'가 되었다. 보통 귀한 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반찬 인심은 세계적으로 소문날 정도로 후하다. 그러나 요즘에는 음식점에서 김치를 더 달라면 눈치 없는 손님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정부는 자연재해라고 하지만 원인은 반드시 그것만은 아닌 것이다. 올해초 이상기후 현상이 감지되면 작황을 예상하고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 그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사전에 예방하고 대책을 세워 피해를 최소화 하는 일이 정부가 할 일이다. 그렇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 4대강 공사로 채소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 배추파동은 예상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농산물 유통구조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다. 농산물 값이 올라도 그 수혜가 농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생산자도, 소비자도 모두 골탕먹는 유통구조로는 언제든지 농산물 파동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파란 집에 높으신 어른은 "배추값이 비싸면 양배추를 사먹으면 되지"라고 한다. 도대체 어느 나라에 사는 어른인지 모를 지경이다.


소비자들이 현명하게 생활할 수 밖에 없다. 비싸고 부족할 땐, 너나 할 것 없이 소비를 줄이고 아껴야 한다. 절약도 소비의 지혜이고 미덕이다.


이제 얼마 없으면 김장철이다. 요즘 김장 담그는 가정도 줄어들고 아이들은 김장이라는 말도 잘 모른다. 김장이란 입동 전후에 겨우내 먹을 배추김치와 깍두기 동치미 따위를 한목 담가 두는 일이다. 유난히도 추웠던 어린 시절, 산더미처럼 쌓여진 배추를 반으로 쪼개 소금물에 담가두었다가 다시 꺼내서 양념을 묻혀 항아리 속에 넣은 후 그 김장독을 땅 속에 파묻던 일은 겨우살이에 대비한 가장 큰 일이었다. 그 때 옆에서 얻어먹었던 맛은 정말 잊혀지지 않는다. '배추파동'을 보면서 어린시절 우리 부모님들이 겨울이 오면 김장김치하랴, 창오지 새로 바르랴 하면서 분주하게 겨우살이 준비를 했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20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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