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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통 단절인가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10. 12. 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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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통 단절인가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경험에서 빚어진 편견이나 선입관을 가질 수 있다. 같은 사물을 봐도 서로 다르게 판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도자의 편견이나 선입관은 그 조직 또는 집단에 상처를 주고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 또 지도자의 편견이나 선입관은 자칫 주위 사람들에 의해 쉽게 악용되기도 한다. 특히 평소 가깝고 신뢰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십상이다. 그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면 지도자의 눈과 귀는 막혀버린다. 다시 말해 정보는 차단되고 올바른 의사결정이 어렵게 된다.

 

예전에 가족오락관이란 TV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귀를 막은 채 앞사람의 말을 뒷사람에게 전달하는 게임이 있었다. 4~5명의 출연자가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첫 출연자가 했던 말이 마지막 출연자까지 갔을 때는 전혀 엉뚱한 말로 변해 방청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귀를 막으면 잘 들리지 않게 되고 전달하려는 말은 전혀 엉뚱한 말로 변한 것이다. 귀를 막으면 제대로 소통이 될 리 없다.

 

게다가 지도자가 자신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거스르는 소리보다 입에 발린 소리에 더 끌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주위 사람들이 남발하는 교언영색(巧言令色)에 빠지면 비난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자신의 혜안대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결국 뜻있는 사람들은 점점 침묵하게 되고 사회는 혼란스러워진다. 지도자와 구성원간 소통의 단절이다.

 

그래서 지도자의 용인술은 언제나 리더십 평가의 주요 덕목으로 꼽힌다. 조직구성원과의 소통이 막히지 않도록 능력있는 인사를 기용할 수 있어야 한다. 소통의 단절은 정보의 부족을 초래하고 결국 적절치 않은 정책을 수립할 수 밖에 없다. 주의해야 할 것은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그의 언행 모두를 신뢰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그 자리의 적임자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민선 5기 자치정부가 출범한 지 5달여가 지났다. 그런데 제주도정(道政)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나 발전방향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21세기 시대의 흐름과 전혀 맞지 않다는 우려다. 폭넓은 소통과 교류를 통한 정책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닌게 아니라 최근 도정이 주민과는 물론이고, 도의회와의 소통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된다. 왜 소통 단절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돌아봐야 한다. 제주도정이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발전 동력을 소진시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지금은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제주도의 미래 비전, 제주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20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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