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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의 어려움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11. 5. 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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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의 어려움

 

중국의 '사기(史記)'는 유려한 필치와 문체로 역사서로서의 가치 외에 문학서로서도 큰 가치를 가진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은이 사마천(司馬遷)은 이 책을 쓰면서 ‘조상과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공자(孔子)는 진(陳)과 제(齊) 나라 사이에서 온갖 곤경과 고초를 겪으며 ‘춘추(春秋)’를 썼다. 단테의 ‘신곡’이나,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 등의 불후의 작품들도 뼈를 삭히는 불운과 역경의 골짜기를 뛰어넘어 완성됐다.


무릇 모든 글과 저작은 글쓴이의 고뇌와 의미있는 고민의 산물이다. 작가나 논객에게 글쓰기란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이다. 글은 언어의 가장 완성된 형태라고 한다. 추가적인 설명이 없어도 직접 쓴 한 줄 문장으로 글쓴이가 하고자 하는 말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좋은 글이요, 제대로 된 글이다. 모름지기 제대로 된 글이라면 누가 억지로 강요해서 쓰여지는 것도 아니며, 남의 생각을 내 것인냥 옮기거나 만드는 것도 아닐 것이다.


이즈음 인터넷 문화가 우리 생활을 거의 모든 면에서 지배하고 있는 정보의 시대를 맞이했다. 사이버공간에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데다 보다 간편해진 인쇄기술이 더해져 현대인들은 글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몇 번 누르면 온갖 정보와 지론(持論)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책과 신문 이외에도 온갖 다양한 내용의 인쇄물들에 둘러싸여 산다. 하지만 이처럼 대량 생산되는 정보는 눈까지만 전달되고 개인의 지혜가 되지 못한채 허공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숱하다.


언제부턴가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글쓰기는 신속 정확해야 하기도 하지만 진실이 담겨져 있는 제대로 된 글이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심안(心眼)이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이따금 번득이는 혜안을 가진 사람의 글을 접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내가 쓰는 글은 글의 홍수 속에 잡문(雜文)만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장님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단편적 사실을 진실인양 전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글을 통해 감동과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언어는 정신의 집이고, 정신을 구체화시키고, 언어로서 모든 것이 표현 된다.”고 한다. 정신이 살아 있는 한 글 쓰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 소설 ‘닥터 지바고’의 저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자신이 글쓰기를 선택한 것은 해야 할 말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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