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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5/8

한라의메아리-----/오늘나의하루

by 자청비 2021. 5. 10.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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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아버지일까. 지금까지 과연 어버이라는 역할을 잘 해왔을까. 항상 의문이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큰 말썽없이 잘 자라주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어버이 역할을 잘 해냈다고 생각진 않는다.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올바른 눈을 가지고 앞으로도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지만 세상은 또 그렇게 올바르게만 살면 결코 잘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과연 내가 우리 애들에게 어떤 꿈과 희망을 심어줬을까' 라고 항상 자문해본다. 하지만 답은 썩 시원하지 않다.

용담동 집에 들렀다. 구순을 바라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예전보다 많이 기력이 떨어진 듯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정정하시다. 잔병치레없이 건강하게 지내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물론 우리 형제들에겐 행운이고 축복이다. 병원에 근무하다보니 많은 어르신들이 갖가지 병으로 힘겹게 병원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나마 자식들과 함께 온 어르신은 다행히고 자식들도 없이 늙은 부부만 오거나 아니면 홀로 힘겹게 거동하며 진료실을 찾아가는 어르신들을 볼 때면 뭐라 말하기 어려운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간혹 저 모습이 나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을 떠올릴 때도 있다.  

방에서 혼자 TV를 보는데 도란도란 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가만히 보니 먼저 온 둘째며느리(내 아내)와 딸은 댕댕이 데리고 산책나가고 조금 늦게 온 막내며느리가 어머니와 마주 앉아 완두콩을 까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모습이 보기좋아 얼른 사진 한 컷을 찍었다. 이야기를 나누느라 사진을 찍는 것도 모르는 듯 했다. 어버이날 두 분이 함께 있는 모습을 기념촬영이라도 해두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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