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샘이오름 생태탐방로

한라의메아리-----/오늘나의하루

by 자청비 2021. 5. 15. 23:21

본문

모처럼만에 삼의악을 갔다. 진지동굴을 탐사하던 때가 생각난다. 초입을 찾아 헤마다가 못찾고 없는 길을 만들며 올라가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워낙 깨끗하게 정비하고 길을 잘 닦아 놓아 그 때의 흔적을 하나도 찾을 수 없다. 진지동굴도 깨끗하게 정비돼 있다. 간혹 진지동굴을 탐사하면서 간혹 민간신앙의 흔적을 보긴 헸지만 이 곳은 굉장히 심했다. 온갖 버려진 폐무구, 어지러이 놓인 옷가지, 이불흔적과 촛농자국 등이 퀴퀴한 냄새와 어울려 섬뜩한 기운을 자아냈던 곳이었다. 지금은 진입로로 잘 정비해놓고 아라동 자생단체에서 와서 수시로 정리한다고 한다.

 

간밤에 천둥 번개와 함께 비가 한바탕 쏟아지기는 했지만 아침이 되니 점차 하늘이 밝아온다. 종합경기장에서 만나 산천단으로 향했다. 모처럼 만의 삼의악나들이라 기대됐다. 냇가에 들어서 칼다리폭포로 향했다. 이 곳은 사실 처음이었다. 나중에야 이런 게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봐야지 하다니 오늘에야 오게 됐다. 역시 실망시키기 않았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나무들 밑으로 커다란 바위에 층층이 나눠진 바위들이 지질의 신비를 보여주며 갈라진 틈사이로 흘러 떨어지는 물이 간 밤에 찾아온 비의 흔적을 보여주었다. 일행이 다시 길을 찾아 돌아나오는데 커다란 유혈목이가 우리 일행을 보고 깜짝 놀라 황급히 달아난다. 사람도 놀라고 뱀도 놀라는 상황이 우습다. 오랜만에 만나는 뱀의 모습이 너무 신났다. 예전엔 곳곳에 흔했던 뱀이었는데 요즘은 뱀의 모습을 보기가 너무 힘들다  

고사리밭을 돌아 삼의악으로 향했다. 삼의악 오르는 길에 샘이 하나 있다. 예전엔 산길에 나선 사람들에게 귀한 감로수였다. 지금은 뒷다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올챙이들만 한가로이 유영하고 있었다.  삼의악 정상에 올랐다 시내가 한 눈에 들여다보인다. 공항과 도두봉, 별도봉, 원당봉, 서우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한라산이 한 눈에 안겼다. 하얀 구름이불속에 숨어버린 뜨거운 한낮의 햇살이 부끄러워 얼굴을 못내미는 걸까.

잠시 앉아서 쉬는데 어디선가 직박구리가 날아왔다. 먹을 거라도 던져주면 좋으련만 가진게 없다. 하긴 야생동물에게 인간이 먹을 것을 자꾸 던져주는게 그들을 위해선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산하면서 진지동굴로 향했다. 동굴입구에 커다란 달팽이가 일행을 반긴다. 해방이전에 제주를 죽음의 지옥으로 만들뻔 했던 결7호작전의 산물이다. 그들은 여전히 한국인은 뻔뻔하고 무례하다고 하며 무시하면서 고개를 숙이라고 한다. 

진지동굴를 출발지로 돌아 내려오다가 앞에 몇몇 사람이 카메라를 들이댄다. 뭔가 얼른 달려가보니 작은 유혈목이가 나무위에 또아리를 틀고 혀만 날름거릴 뿐 움직일 생각을 못한다. 아마도 금방 알에서 태어났거나 탈피해서 몸을 말리고 있는 듯 했다, 좀처럼 희귀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기분좋게 돌아왔다.

 

 

 

 

 

 

 

 

 

 

 

'한라의메아리----- > 오늘나의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궷물 ~ 조근노꼬메 6/26  (0) 2021.07.03
천아숲길 5/30  (0) 2021.05.31
족은노꼬메 5/9  (0) 2021.05.10
어버이날 5/8  (0) 2021.05.10
안돌 밧돌 거슨세미 오름  (0) 2021.05.02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