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믄들먹가는 숲길 8/1

주말이면 비날씨가 계속됐다. 세계는 이상기후로 몸살이고 국내에서도 갑작스런 폭우로 물난리를 겪은 곳도 있다. 제주지역도 폭우가 내리곤 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늘은  잔뜩 찌푸렸지만 속는 셈치고 거문들먹오름 가는 길에 나섰다. 그쪽 가는 길을 잘 몰라서 답사겸 길을 나섰다. 바리메오름 입구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리니 그 동네는 오히려 햇빛이 쨍쨍이다. 흐릴 걸로 예상해서 선크림도 바르지 않았고 차에 놓고 다니던 분사식 선크림도 지난번 배낭에 옮겨놓은 바람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버프로 꽁꽁 감쌌다. 비타민 농장 팻말이 있는 곳으로 들어서니 삼나무숲이 울창하다. 비온 뒤라 중간중간 물웅덩이가 있었지만 크게 문제는 없었다. 천천히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으면서 1시간 남짓 가다보니 산삼연구소도 지나고 옛 영함사 입구에 도착했다. 공초왓은 높은 돌담과 철문으로 막아놓고 입구에 CCTV를 설치해 외인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옛 영함사는 OO농장으로 변하고 외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혹시나 해서 안으로 들어섰더니 얼마안가 개집이 보인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려니 그 안에서 커다란 포인터 한마리가 어슬렁 나온다. 몸을 재빠르게 홱 돌리고 나왔다. 짖지는 않았다. 혹시 다른 길을 없을까하고 여기저기 둘러보니 농장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긴 하다. 하지만 오름에 올라갈 계획은 갖고 있지 않아 그냥 뒤돌아 나왔다. 여기 올 때 중간에 등산로인 듯한 길이 하나 있었는데 아마 이 길을 막아버리니까 새로이 오름 올라가는 길을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한 번 더 올라가보면 알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