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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오름길 7/16

한라의메아리-----/오늘나의하루

by 자청비 2021. 7. 1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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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르던 돌오름길 답사에 나섰다. 단순히 돌오름길만 답사하는 것이 아니라 돌오름길과 천아숲길 선상에 있는 돌오름과 한대오름 노루오름 세 곳을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오후에 소나기 예보가 있던터라 나름대로 준비를 단단히 하고 길을 나섰다. 비교적 수월한 서귀포자연휴양림 쪽에서 출발했다. 순조로웠다. 평일이라 답사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호젓하게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가는 도중에 하늘에서 수시로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장마기간중 간혹 그같은 천둥소리를 들은 적 있다. 파도치듯이 쿠르르르하다가 갑자기 쾅쾅 거리기도 했다. 하늘이 어제 뭘 잘못먹고 뱃속이 요동치나보다 라며 잡생각을 하다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노루에 깜짝놀라기도 하며 돌오름과 둘레길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다다랐다.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 정도는 감수했던 터라 계획대로 돌오름 초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돌오름 초입에 다다르자 빗줄기가 굵어져간다. 비옷으로 무장하고 갖고 간 견과류를 씹으면서 잠시 쉬는 동안 돌오름에서 사람이 내려온다. 우산을 들고 있었는데 바지가 온통 젖어있다. 조릿대 사이로 지나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하소연한다. 하긴 지금 여름이니 길도 제대로 안보일만큼 조릿대가 무성할 시기다. 옷이 젖는 건 문제가 아닌데 신발에 물이 들어가면 길 걸음을 하기 어렵다. 돌오름은 다음에 오르기로 하고 방향을 되돌려 다시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비는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 퍼붓는다. 걷다보니 비옷에 흘러내린 빗물에 바지 아랫단이 완전히 젖고 양말을 타고 신발안으로 물이 들어가 쩔꺽거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패츠라도 준비하고 나오는건데라는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돌오름길 입출구인 보림농장 삼거리까지 다왔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비가 그쳤다. 잠시 물을 마시면서 고심을 했다. 계속 천아숲길로 향할 것인지 아니면 중단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옷은 금방 마르겠지만 젖은 신발은 쉬이 마르지 않을테고, 젖은 발로 장시간 산길을 타면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발바닥이 남아나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어차피 오늘 돌오름길을 완주했으니 무리하지 말고 내일 한번 더 오자고 생각하고는 바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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