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홀로 쓰리피크 챌린지

한라의메아리-----/오늘나의하루

by 자청비 2021. 8. 5. 07:24

본문

 

8/4일 여름휴가 첫날 일정으로 무더위를 뚫고 나홀로 쓰리 피크 챌린지에 나섰다. 그동안 별러 왔으나 비날씨 때문에 두차례나 실패한 적이 있다. 

영실 둘레길로 들어가 돌오름길을 돌아 돌오름을 올랐다. 이미 한차례 둘러본 터라 순조로웠다. 천아숲길로 들어서 가다가 다시 갈림길에서 한대오름으로 가기 위해 버섯재배장으로 발길을 향했다. 그런데 버섯재배장의 대문이 잠겨져 있었다. 마당 한복판에는 커다란 하얀 개가 연신 짓어대는 바람에 순간 당황했으나 천천히 개에게 안심하라는 손짓을 한 뒤 주인장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문을 열고 들어가 다시 문을 잠근 뒤 개에게 무심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뒷문으로 향했다. 다행히 개는 덤벼들지 않고 마당한복판을 지나게 되자 길을 비켜주며 계속 짖어댄다. 무심한척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개를 지나쳐 두어발자국 지나가자 개가 짖는 걸 멈춘다. 뒤를 돌아보면 다시 짖을 것 같아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뒷문으로 발길을 옮겼다. 다행이다 싶었다. 뒷문을 지나 다시 임도를 따라 한대오름으로 향했다. 한대오름을 처음 올랐을 때를 기억해본다. 그 때는 임도가 개설되지 않아 험한 산길을 힘겹게 움직였던 기억이 있다. 한대오름 정상과 분화구를 둘러보고 다시 초입에 서니 뭔가 진이 빠진듯 지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더운 날씨지만 겨우 오름을 두개 올랐을 뿐인데 벌써 지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1시가 넘어가고 있다. 9시25분쯤 영실입구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했으니 벌써 3시간반이 흘렀다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점심으로 준비해간 샌드위치를 꺼내들었다.  짙은 녹음에 둘러싸여 여름 풀벌레소리와 새소리가 끊임없이 귀를 간지럽혔다. 파란 도화지에 퍼지는 하얀 뭉게구름의 조화를 부리고 있다. 사람 흔적 하나 없는 산중에서 신선이 된건지, 아니면 불쌍한 산적이 된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신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허기를 채우며 숨을 고른 뒤 다시 발길을 내딛었다. 마지막 노루오름으로 향했다. 이쪽 길을 초행길이었다. 임도가 개설된 후 최근에 각각 다른 코스로 두 번 올랐는데 한대오름과 노루오름으로 이어진 구간은 처음이었다. 다른 코스와 마친가지로 전날까지 내린 비로 숲길은 곳곳에 수렁이 있어 조릿대가 무성한 길은 진창길을 조심해야 했다. 숲 속길이라 햇빛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워낙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땀이 비오듯하고 노로오름 정상부에 다가오면서 더욱 진이 빠진다. 힘이 들었지만 마침내 정상부에 올랐다. 멀리 하얀 구름에 뒤덮인 한라산 백록담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을 것 같다. 그 옆으로 삼형제오름이 나란히 서 있다. 여러차례 노루오름에 올랐지만 올라올 때마다 새롭게 느껴진다. 정상에서 인증촬영을 마치고 작은노루오름으로 이어진 길을 찾다가 엉뚱한 길만 헤메다가 다음으로 미루고 천아숲길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날씨탓이려니 싶었다. 땀도 많이 흘렸지만 수분보충은 충분히 않은 듯 했다. 휴가기간중 둘레길을 계속 탐방할 생각이었으나 이런 상태라면 힘들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벼르던 나홀로 쓰리피크 챌린지는 무사히 막을 내렸다. 가을 산행이었다면 울글불긋한 단풍과 함께 매우 상큼한 산행이 될 듯 싶었다. 그런데 임도가 개설되면서 험지의 오름을 탐방할 기회가 많아졌지만 그로 인해 오름안에 무분별하게 이리저리 인간의 발길이 만들어지고 있어 이러한 것들이 오름을 훼손하는 원인이 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한라의메아리----- > 오늘나의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8/16 아무 생각않고 걷기  (0) 2021.08.17
8/15  (0) 2021.08.17
거믄들먹가는 숲길 8/1  (0) 2021.08.02
돌오름과한대오름  (0) 2021.07.19
돌오름길 7/16  (0) 2021.07.1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