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고교등급제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5. 4. 19. 20:03

본문

쇠고기는 육질과 함께 등지방두께, 배최장근단면적, 도체중량 등 육량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진주는 크기가 가장 우선하고 다음에 색, 광택, 두께, 원형상태, 반점, 조화 등 6가지로 분류하여 등급이 정해진다. 1855년부터 시작된 프랑스 보르도의 특급와인 등급 분류체계는 오랜 역사만큼 까다롭기 그지없다.

 

국내 일부 사립대들이 지난 입시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한 사립대총장은 고교도입제 도입 검토 의사를 밝혔다가 반발에 부딪치자 발뺌했다. 고교등급제가 도입돼야만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학이 길러낼 수 있다는 것인지…. 시대는 지방화·분권화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가고 있는데 대학은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가는 듯 하다.

 

학교교육이 오로지 학력 하나만을 위해 이뤄지는 것이 아닐진대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학교에 등급을 매기겠다는 것인지…. 게다가 등급제가 도입되면 교육환경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켜 정상적인 중등교육이 불가능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학은 공교육이 오로지 학력만 내세우는 사교육에 밀려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대학은 고교등급제 도입이 아니라 심층면접 및 논술, 독서평가, 인성 및 적성평가 등 차별화되고 다양한 전형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청소시간에 요령만 피우고 궂은 일 시키면 불평부터 늘어놓는 우등생보다, 학급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꼴찌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체육대회때 교실에 혼자 남아 수학문제를 푸는 우등생보다, 학교를 위해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꼴찌가 대학에서 대접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공부는 좀 못해도 남을 배려하고 함께 어울릴 줄 아는 학생이 대학에서 환영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은 성적순 이 아니기 때문이다.2004.09.21

'세상보기--------- > 마음대로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균형발전 기조 유지돼야  (0) 2005.04.19
판매전선 뛰어든 공무원  (0) 2005.04.19
국사교과서와 역사인식  (0) 2005.04.19
음식맛이 ‘담박’ 뿐일까  (0) 2005.04.19
우라늄실험  (0) 2005.04.1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