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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맛이 ‘담박’ 뿐일까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5. 4. 1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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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혀에는 1만여개의 미각세포가 있다. 식사의 즐거움은 미각세포를 동원하여 음식의 맛을 즐기는 것이다. 그 맛은 크게 단맛·쓴맛·짠맛·신맛의 네가지를 기본으로 한다. 이 네가지 맛이 혼합돼 다양한 맛이 나온다.

 

최근 참살이(웰빙) 바람이 일면서 주말이면 텔레비전에서 갖가지 영양이 풍부하고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늘어났다. 물론 신문에서도 주말판에는 먹음직스런 음식을 소개하는 기사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 말은 한결같이 부드럽다, 살살 녹는다, 담박하다거나 감칠맛 난다는 정도로 표현된다. 그러나 음식의 맛을 나타내는 말이 어디 그 뿐일까.

 

음식맛을 나타내는 맛깔스러운 우리 말은 아주 많다. ‘달다’는 표현 하나만 해도 달콤하다, 달짝지근하다, 달콤새콤하다, 달곰쌉쌀하다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기본 맛인 쓰다, 시다, 짜다, 떫다 등도 마찬가지로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표현된다. 이외에도 음식의 맛을 나타내는 말은 얼마든지 있다.

 

구뜰하다(변변치 않아 보이는 음식이지만 맛이 제법 구수하여 먹을 만하다), 모름하다(생선따위가 신선한 맛이 적고 조금 타분하다), 바따라지다(음식의 국물이 바특하고 맛이 있다), 배틀하다(감칠 맛이 있게 조금 배릿하다), 삼삼하다(조금 싱거운 듯하면서도 맛이 있다), 얼근덜근하다(맛이 얼근하면서도 들쩍지근하다), 엇구뜰하다(조금 구수한 맛이 있다), 짐짐하다(아무 맛도 없이 찝찔하다), 칼칼하다(맵거나 텁텁하게 자극하는 맛이 있다), 타분하다(냄새나 맛이 신선하지 않다), 텁지근하다(텁텁하고 개운하지 못하다) 등…. 하나 더 덧붙인다면 제주사투리 ‘배지근하다’는 말은 그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맛과 정서적 만족감을 담아낸 우리만의 표현이다.

200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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