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역사가 랑케(Leopold von Ranke 1795∼1886)는 역사가는 보편적인 원리의 추구나 일체의 목적의식, 또는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되며, 오직 개별적인 사실의 객관적인 파악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영국의 역사학자 카(Edward Hallett Carr 1892∼1982)는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 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규정했다.
최근 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란은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 도중 모 의원이 검인정 국사 교과서의 현대사분야가 친북·반미·반재벌적 시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교과서 검수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나 교육부는 그 교과서에 대해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해 문제없다고 답변했다. 과거 유신 및 5공 정부에서 국정교과서로 국가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주입했던 당시의 눈으로 보면 이런저런 사실과 시각을 제시해 학생들의 자율적 결론을 유도하는 지금의 검인정 교과서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예로부터 정통성없는 권력은 사실 왜곡과 치적 홍보에 앞장섰다.
유신정부는 ‘5·16’을 혁명이라 했고 시민혁명인 ‘4·19’를 의거로 격하시켜 교과서에 담았다. 혼란에 빠진 나라를 구해내고 민족중흥을 이뤘다는 식의 권력자에 대한 찬양이 교과서마다 넘쳐났다. 그 시절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후 사회현실을 인식하면서 정신적 혼돈을 경험해야 했다. 더 이상 자라나는 2세들에게 ‘역사아닌 역사’로 혼란을 일으키게 해선 안된다. 역사가의 역사인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학교에서의 역사교육이 권력홍보의 수단이 돼서는 안되며, 획일적이며 편향된 시각이어서는 더 더욱 안된다.200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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