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3일)은 정월 대보름이다.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살았던 예전에는 풍요로움의 상징인 달이 가장 크게 충만했던 음력 정월대보름을 상원(上元)이라 부르며 설날만큼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에는 가족과 마을의 안녕을 빌고 한해 농사가 풍년이 되길 기원하는 다양한 의식을 가졌다. 가정에서는 부럼깨기, 더위팔기, 달맞이, 귀밝이술 마시기, 연날리기, 오곡밥먹기 등을 하고 마을에서는 줄다리기, 달집 태우기 등의 행사를 했다. 대보름날엔 세 집 이상 타성(他姓)집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하며, 평상시에는 하루 세 번 먹는 밥을 이 날은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해서 틈틈이 여러 번 먹었다.
문일평의 호암전집(湖岩全集)에는 상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다. "상원은 정월 십오일이니, 이 날에 첫째 생각나는 것은 약밥이다. 전하는 말에는 신라 소지왕이 까마귀의 경고로 말미암아 금갑을 쏘아 위난에서 벗어난 날이 마침 이 상원이므로 이날로써 까마귀의 제일(祭日)을 삼아 약밥을 지었던 것이 후세에 와서 상원의 시식(時食)이 됐다"
정월대보름날 세시풍속이 한동안 근대화와 산업화에 밀려 대부분 사라지는 듯 싶었으나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마을공동체가 해체되고 개인주의가 판치는 요즘 대보름을 쇠는 것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이웃과 함께 한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즐겁게 행하던 갖가지 세시풍속(歲時風俗)이 점점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오늘, 내일 중에 집에서 부모님에게 귀밝이술을 한잔 올리고, 가족들끼리 부럼 깨물기라도 한번쯤 해봄직하다. 또 요즘 유행인 참살이 건강식으로 호박고지, 가지, 취나물, 고사리, 도라지, 무청, 버섯 등을 삶아 먹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200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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