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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선생이 빈라덴이라고?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5. 4. 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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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다. 위(魏)가 다섯 방면에 걸쳐 촉(蜀)을 공격하기로 하고 오(吳)도 함께 출병해주도록 요청했다. 다급해진 촉은 등지를 오에 보내 손권을 설득하여 출병하지 않도록 했다. 손권은 촉의 세객(說客)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가마솥에 기름을 부어 끓이고 무사들을 세워 놓아 등지의 기를 꺾으려 했다. 그러나 손권은 등지의 조리 있는 말솜씨와 당당한 태도에 감명을 받아 촉을 치는 것을 포기했다.

 

세객은 빼어난 말솜씨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사람을 말한다. 세객은 여러 제후들이 쟁패를 벌이던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나름의 치국(治國)방법을 군주에게 설명하면서 국가경영의 임무를 맡거나 다른 나라에 사신으로 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외교관 역할도 했다. 세객들은 세치 혀를 놀려 자신의 계책대로 해결되면 높은 벼슬과 명예를 얻었고, 실패하면 죽음에 처하기도 했다. 그래서 전국시대 말기 사상가 한비자(韓非子)는 군주(君主)를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세난편(說難篇)에 적고 있다.

 

최근 보수 우파의 대표논객이라고 자처하는 지만원씨의 세치 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지배는 한국의 축복"이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승조씨와 친일을 비판하는 세력에 대해 '좌익', '후레자식', '메뚜기떼'라며 독설을 퍼붓고 있다. 급기야는 엊그제 모 방송토론에서 "김구는 빈 라덴같은 인물"이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의 좌충우돌에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풍부한 지식이나 화려한 말솜씨를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 아니다. 설득하려는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려 자신의 말을 그에게 맞출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보편적 정서와는 거리가 먼 지씨의 주장은 일고(一考)의 대응가치도 없는 궤변일 뿐이다. 200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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