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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4를 꿈꾸며<3>

건강생활---------/맘대로달리기

by 자청비 2005. 4. 3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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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뜩 긴장한채 출발했지만 한 1km쯤 지나자 긴장이 좀 풀렸다. 반환점까지 별 생각없이 달렸다. 6월초의 무더운 날씨속에 반환점까지 2시간5분쯤 걸렸던 것 같다.  반환점을 돌면서 무릎에 힘이 빠지고 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4km쯤 이르자 길지 않지만 조그만 오르막을 만났다. 언덕길 올라가기가 힘들어서 걸어서 올라갔다. 그러나 한번 걷고난 뒤 다시 뛰는 일은 어려웠다.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데다 이미 체력이 고갈됐던 것이다. 뒤늦게 깨달은 사실이지만 당시 나의 훈련량은 풀코스 주자로서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었다.

  이후 나는 몇 미터 뛰다가 걷기를 반복하면서 간신히 30km를 넘어섰다. 그 사이 무수한 달림이들이 나를 지나쳐 갔다. 입에서 절로 쌍욕이 튀어나왔다. 나는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했다. 시계를 보았다. 아직도 골인점을 먼데 시간은 이미 4시간을 지나고 있다. 첫 도전에 나서면서 기록은 막연히 4시간 초반쯤 되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제 실력도 모르면서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5시간안에만 들어가보자고 목표를 바꾸고 뛰다 걷다를 반복하고 너무 지쳐 인도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간신히 골인점 1km앞에 이르렀다.

  마지막 1km,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러나 사실상 뛰는 것이 아니라 걷는 것이나 매일반이었다. 종합경기장 정문이 보였다. 정문앞에 큰 로터리가 있다. 교통경찰이 내가 지나갈 수 있도록 로터리의 차량을 정지시켜주었다. 마라톤이 아니었다면 모든 차량이 정지된 이 대로 한복판을 내가 어떻게 달려지나갈 수 있으랴! 초죽음 상태에서도 기분은 하늘을 날아갈 듯 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마침내 골인했다. 그러나 기록은 5시간을 넘겨버렸다. 그러나 골인하는 순간 내년에 이자리에 다시 서리라는 목표를 정했다. 내년 목표는 걷지 않고 제대로 완주하는 것으로 정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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