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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4를 꿈꾸며<5>

건강생활---------/맘대로달리기

by 자청비 2005. 5. 1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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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km지점부터 힘이 빠지면서 걷기 시작했다. 걷지 않겠다고 했지만 힘이 빠진 상태서는 포기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터벅터벅 걸을 수 밖에 없었다. 힘겹게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하면서 오다보니 허리에 조그만 가방을 두른 할아버지가 나를 추월해서 달려간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일본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뛰는 모습을 보니 빠르지 않게 톡톡 뛰는 것이 아주 가볍게 뛰어나간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나도 힘이들어 이렇게 해매는데 저토록 나이든 노인이.... 그러고보니 내가 마라톤에 입문하게 된 동기도 저렇게 머리가 하얗게 센 할아버지 때문이 아니었던가. 나는 힘을 내 그 노인을 쫓았다. 하지만 잠깐뿐 그 노인은 이내 내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일본의 생활체육 저변이 얼마나 넓은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생각 저런생각하면서 뛰다 걷다를 반복하다보니 멀리 월드컵 경기장 지붕이 보인다. 그리고 마침내 골인할 수 있었다. 시간은 4시간 40분대로 기억된다. 비록 목표했던 걷지 않는다에는 실패했지만 그런대로 풀 첫 경험때보다는 시간이 단축돼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 “그래! 다음 대회때는 4시간30분 이내로 들어가자”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두달 뒤 “대~한민국” 함성소리는 전세계를 진동시켰다.

 2003년 6월 3번째 풀코스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원래 코스로 돌아와 제주시 종합경기장에서 애월해안도로를 돌아오는 코스다. 두 번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긴장감은 지난 두 번의 경험 때보다 덜하다. 그리고 자신감도 있다.

  이제 달리기는 나의 생활이 되버렸다. 매일 5km씩 조깅을 했다. 그리고 주말에는 10km를 뛰고 대회 3개월을 앞두고부터 휴일에는 20~30km를 LSD하기도 했다. LSD할 때는 대회 목표한 페이스에도 당초 미치지 못하고 힘들었지만 게의치 않았다. 대회 당일 아침 날씨가 더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뜨거운 태양에 대비해 선크림을 바르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힘차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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