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를 보면 인간들은 왜 극도의 신경과민 상태에 빠지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한 한가지 답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갖는
혐오감이라는 것이다. 즉 사람은 추한 동물이나 끈적거리는 동물, 재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동물, 그리고 예상치 못한 동물 등에 대해 본능적으로
쉽게 놀라며 혐오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답은 어릴 때부터 부모나 주위사람들이 내뱉는 말 속에서 벌레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이같은 경향이 더욱 심하다. 어머니는 곤충에 대한 두려움을 딸에게 전해주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바퀴벌레
살충제를 살포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 학교 교과전담 교사인 J씨(47)는 이달초 6학년 교과수업 중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자 여학생 1명을 포함해 학생 4명을 앞으로 불러 세운 뒤 아이들에게 “벌레만도 못한 XX”라며 교실안에 비치되어 있던 바퀴벌레약을 분사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학부모가 학교측에 항의하자 학교측은 재발방지 차원에서 해당 교사를 타 지역으로 전근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학부모들과
협상해 사건을 무마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어이없는 일이다. 바퀴벌레약을 분사한 그 교사는 떠드는 학생들이 바퀴벌레 만큼이나
혐오스러웠을까.
학교측의 처사도 문제다. 해당 교사를 다른 학교로 보내버린다고 과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그 교사가 다른
학교로 갔다고 해서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것인가. 이미 그 교사는 학기초에도 학생들에게 무리한 체벌과 욕설로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해당 교사의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 공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교육자로서의 기본 소양도 갖추지 못한 채 교단에 서서 학생들에게 전인격적 교육이 아니라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그런 교사들에게 학생들은 단순한 지식판매의 소비자일 뿐이다. 그들에게는 학생들의 인격이나 자존심, 꿈 따위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는 부적격 교사 퇴출 방안을 마련해 이르면 9월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부적격
교사는 금품수수, 성적 조작, 성폭력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범법 교사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어 교직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교원
등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잇따라 터지는 갖가지 교사들의 부조리를 보면서 교대를 졸업한뒤 교원채용시험에 합격하면 평생 교단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여과장치를 활용해 부적절한 교육자들을 퇴출하는 것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는 우리 교육계를 살리는 한가지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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