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生卽死 死必卽生’(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출전을 앞두고 군사들에게 했던 말이다. 최근 모방송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면서 장군의 위민정신, 보국충정 등이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
이순신 장군은 사람 자체를 귀하게 여길줄 알았다. 그리고 ‘위기관리 능력’을 가장 극적이면서도 강렬하게 보여준 영웅이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찬연했던지, 적군이었던 왜장들과 그 후예들조차 숭앙하는 우상이 됐다. 풍전등화와도 같았던 국가적 위기에서 그가 보여준 힘과 의지는 국난 때마다 우리 민족을 격려하고 일으켜 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군에 대한 평가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바로 ‘원균명장론’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당쟁에만 몰두하던 조정 대신들은 “원균을 시기하고, 그의 전공을 가로챘다”는 등의 모함으로 장군에게 온갖 치욕을 안겼다. 그리고 유신정권이 붕괴된 직후인 1980년대 초 모 교수가 다시 ‘원균 명장론’을 꺼냈다. 박정희 정권이 장군의 보국충정을 지배이데올로기로 이용하고자 현창(顯彰)에 적극 나섰던 탓에 반(反) 유신분위기에서 그같은 주장은 신선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역사적 진실과 거리가 먼 이같은 주장은 금새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이가운데 일부 내용들이 역사소설이나 드라마 등에서 군데군데 인용되는 바람에 오류는 계속되고 있다.
세계해전사에서 손꼽는 영국의 넬슨 제독은 1805년 스페인 서부 트라팔가 해전이후 영국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보다 2백여년 앞선 이순신 장군은 혁혁한 전공에도 불구하고 그를 시기하는 조정 대신들에 의해 폄훼됐다. 그 결과 오늘날 ‘세계적인 제독’과 ‘동양의 이름없는 장수’라는 평가를 만들어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심층연구와 재평가가 이뤄져야 할 이유다. 200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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