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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다, 닦다, 씻다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5. 11. 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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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은 닦는 게 아니라 훔치는 겁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며칠 간 출장을 가야할 것 같아서, 아내와 딸내미를 처가에 데려다 놓고 왔습니다. 그 자그마한 녀석도 눈치가 이상했던지,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더군요. ^^* 그 눈물을 훔쳐주며 달래고 싶었으나 강하게 키우고자 그냥 돌아서서 왔습니다.

  오늘은 딸내미 눈물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겠습니다. ^^* 저는 웃으면서…. 흔히 애들이 울면 "그만 울고 빨리 눈물 닦아라!"라고 말씀하시는데요. 눈물은 닦는 게 아닙니다. 눈물은 훔치는 겁니다.

  '남의 물건을 남몰래 슬쩍 가져다가 자기 것으로 하다.'는 뜻을 가진 것도 '훔치다'지만, '훔치다'에는  '물기나 때 따위가 묻은 것을 닦아 말끔하게 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다, 걸레로 방 안을 훔치다, 그는 긴장을 했는지 연방 식은 땀을 훔쳐 내었다. `남편이 오면 알아서 하겠지 하고 걸레를 빨아서 방을 닦고 마루를 훔쳤다.‘ 처럼 쓰시면 됩니다.

  말 나온 김에, '닦다'는 '때, 먼지 녹 따위의 더러운 것을 없애거나 윤기를 내려고 거죽을 문지르다.'는 뜻이 있어서, `이를 닦다.‘ `구두를 닦다.' '방바닥을 걸레로 닦다.' 처럼 쓰시면 되고, '씻다'는 '물이나 휴지 따위로 때나 더러운 것을 없게 하다.'는 뜻이므로,  '얼굴을 씻다.' '때를 씻다.' '쌀을 씻어 안치다.' '손을 씻고 밥을 먹어라.' '소독약으로 상처를 씻어야 덧나지 않는다.' 처럼 쓰시면 됩니다.

  훔치다, 닦다, 씻다의 차이점을 아시겠죠? 상황에 맞게 쓰세요. 눈물은 닦거나 씻는 게 아니라 훔치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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