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순화의 의미>
국어 순화에 대해서 한글학회 부회장인 김석득 님은 "순화란, 잡스러운 것을 걸러서 순수하게 하는 일이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어 순화란, 잡스러운 것으로 알려진 들어온 말을 가능한 한 토박이말로 재정리 하는 것이요, 비속한 말과 틀린 말을 고운 말과 표준어 및 말의 법대로 바르게 쓰는 것이다. 또, 그것은 복잡한 것으로 알려진 어려운 말을 될 수 있는 대로 쉬운 말로 고쳐 쓰는 일도 된다. 한 마디로 하면, 우리말을 다듬는 일, 그것이 바로 국어의 순화이다."라고 했다.
거창하게 '민족문화의 발전 및 전승은 언어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국어순화가 필요하다'라는 필요성 말고도 우리가 사용하는 우리말을 올바로 써야 할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그 어떤 필요성에 앞서 무엇보다 일본말의 찌꺼기부터 없애고 나서 복잡한 말을 단순하게 만들고, 들어온 말을 고유어로 바꾸며, 비속한 말을 고운 말로 고치자. 우리부터 나서자. 우리가 쓰는 농업관련 용어와 일상용어에서 일본말 찌꺼기를 도려내자.
<왜 일본말 찌꺼기를 찾아서 없애야 하나>
이 문제에 대한 답으로 며칠 전에 작고한 허 웅(1918~2004) 전 한글학회 회장이 쓴 '한글 새소식' 창간사 일부를 인용한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자들은 이 나라 백성들의 얼을 빼고, 순종하는 노예로 만들기 위하여, 우리에게서 역사를 뺏고, 우리에게서 말을 뺏으려고 했던 것이다. -중간 생략- 이 나라 지식인들은, 출세의 길을 찾기 위해서 그 말과 그 글을 배우는 데에만 열중하고, 제 말과 제 글을 모르는 것을 조금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해방이 되었다. 악마들은 물러갔다. -중간 생략- 일제 침략 시대에는 지능적이고 조직적인 언어 침략을 당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손톱의 자취가 역력하다. 요리점에서는 지금도 '다이지리'나 '스끼야끼'를 먹고 '요지'로 이를 쑤시는 점잖은 지식인들이 많다. 거리에는 '우와기'를 입지 않고, '한소데'로 활보하는 일제 잔재들이 아직 존재한다. -중간 생략- 대학의 교수 회의에서까지 서양말 우리말을 반반씩 섞어 쓰는 최고급 학자가 있다. 스포츠 중계방송을 들으면 무엇이 무엇인지 모를 지경이다. 상품 광고들을 보면 여기가 어느 나라인지 정신을 잃어버릴 형편이다. -중간 생략- 우리는 이 역사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거대한 물결처럼 밀려들어 오는 외국 세력과 외국 문화의 조류 속에서 자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다시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게 된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중심?>
우리가 사는 이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대륙과 접해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를 표현할 때 흔히 '해외'라는 단어를 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해외(海外)'는 일본말 찌꺼기다. 일본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는 모두 '해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륙과 접해있는데 다른 나라가 왜 '해외'인가? 이는 마땅히 '나라밖'으로 표현해야 한다. '해외여행'이 아니고 '나라밖 나들이'다. '나라밖'이 싫다면 '국외'나 '외국'으로 표현하자. 이렇게 우리가 쓰는 단어 중에는 일본식 또는 일본위주의 단어가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다. 일본이 결코 우리나라의 중심이 아닌데 왜 아직도 일본 위주의 말을 쓰는가. 이런 말은 하나하나 찾아내 없애야 한다. 일단 알자. 먼저 무엇이 일본말 찌꺼기인지를 알자. 알아야 면장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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