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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속 일본 말 찌꺼기]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5. 11. 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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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그 다음 날은 국회의원들이 또 참배하고... 이렇게 우리 속을 긁고 있는데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일본말을 많이 씁니다. 일본 사람들을 욕하기 전에 우리가 쓰는 일본말부터 찾아서 없애야 합니다. 몇 년 전에 썼던 글이 있어서 붙입니다. ^^*

[우리말 속 일본 말 찌꺼기]

  요즘 일본이 미쳤나 보다. 연초에 일본 총리가 2차대전 전범의 유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사람 속을 긁어놓더니, 이제는 우리나라 땅을 우리나라 우표에 넣는 것을 가지고도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는 말도 안 되는 󰡐덴깡󰡑1)을 부린다. 얼마 전에는 댜오위섬이 자기네 땅이라고 생떼를 썼다. 일본이 정 그렇게 원하면 이번 참에 아예 독도를 일본에 주고, 울릉도도 주고, 쓰시마도 주고, 댜오위도 주고, 하와이도 주자. 다 주고 그 대신 일본을 󰡐접수󰡑하자.

  우리나라는 아직도 과거 식민지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해 일본이 우리 역사를 희롱할 구실을 주고 있다. 우리 생활 속에는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일본말 찌꺼기가 흩어져 있어 우리말을 짓밟고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속에 똬리 틀 듯 들어있는 일본말 찌꺼기를 알아보자. 뭣이 찌꺼기고 뭣이 쓰레기인지 알아야 안 쓸 수 있다.

  일본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지도 벌써 60년이 지났다. 강산이 여섯 번이나 바뀌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이런 주제로 글을 써야하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 이는 어쩌면 식민지배가 남긴 독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직도 식민지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음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도 같다. 어떤 이유에서 건 간에 이 글을 쓰는 글쓴이의 가슴은 저리다.

  얼마 전 뉴스에서 어린아이의 영어 발음을 좋게 하기 위해 아이 혀를 길게 하는 수술이 유행이라는 말을 들었다. 기절초풍할 일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간단한 사실을 모르는 부모에게서 자란 아이가 커서 뭣이 될 건가? 영어나 한자를 모르면 국제화 시대에 함께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 밖으로 많다. 그러나 나라밖에서 공부한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외국어를 공부하면 할수록 우리 한글이 뛰어남을 실감한다고 한다. 일본어는 홀소리가 5개뿐이지만 한글은 겹홀소리까지 합쳐 21개다. 이에 따라 한글은 8,778가지 소리를 적을 수 있는데 반해 일본어는 200여 가지 소리밖에 표현할 수 없고, 중국어도 400여 가지 소리만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대지'라는 소설로 유명한 미국 작가 펄 벅(Pearl S. Buck, 1892~1973)은 우리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글자라고 말한 바 있다. 외국에서는 이렇게 우리글을 높게 평가하는데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어떤가? '남들도 다 쓰는데 뭐!'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바르게 쓰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일본이 이 땅을 떠난 지 60년이 지나도록 우리글 속에 일본말 찌꺼기가 뒤범벅된 채 나뒹굴고 있는 것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누군가 우리말을 잘 못 쓰면 그 자리에서 지적해 옳게 고쳐야 하고, 충고를 받으면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말과 글이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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