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헬싱키 올림픽의 영웅 에밀 자토펙(Emil Zatopek)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긴다.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 인간의 달리기 역사는 먼 옛날 사냥에서 시작됐다. 달리기를 하다보면 어느 시점에선가 이 세상 끝까지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은 희열을 느낄 때가 있다. 이른바 달림이들이 말하는 런너스하이이다. 전국의 마라톤 달림이들이 3백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략 국민 10명 중 한 사람은 마라톤 달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몸짱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몸짱의 핵심은 임금 왕(王)자가 새겨진 복부근육에 있다. 마라톤을 잘 달리려면 복근력이 발달해야 한다. 마라톤에 빠진 달림이들은 자연스럽게 복근력이 발달해 몸짱이 될 수 밖에 없다. 마라톤 대회장에 가면 뒷모습만 보면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달림이들은 아름다운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라톤 대회장에는 50∼60대의 청년이 즐비하다. 마라톤을 하면 건강하고 젊어진다는 반증이다. 결론은 몸짱과 건강을 동시에 유지하려면 주로(走路)에 나가 달려야 한다.
제3회 한라마라톤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오라벌을 일제히 벗어난 5천여 달림이들이 가족, 친목, 직장 동료, 혹은 동호인끼리 서로 밀고 당기면서 따사로운 햇살 속에 건강을 다지고 화합을 약속하며 완주했다. 유아들은 유모차를 타고, 초등학교 입학전 어린이들도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완주했다. 마라톤에서 나이와 등수는 단순한 숫자에 불과했다.
조금 늦게 달린들 어떠하리. 시원한 바닷바람을 벗삼아 해안도로를 한바퀴 돌면 세상 시름이 잠시나마 덜어진다. 그래서 마라톤은 중독된다고 한다. 제주 나아가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건강해지고 화합할 수 있다면 기꺼이 마라톤에 중독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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