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말라]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까 "유럽식품안정청은 조류 인플루엔자의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 날계란을 먹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먹지 말라고'를 좀 알아볼게요.
'먹지 마라'가 맞을 까요, '먹지 말라'가 맞을 까요? '마라'와 '말라' 둘 다
맞습니다. 다만, 쓰는 상황은 다르죠. 둘 다 뭔가를 못하게 하는 보조용언 '말다'의 활용 형태입니다.
'마라'는 구어체 명령형이나
누군가가 한 말을 따오는 직접 인용법에 쓰고, '말라'는 문어체 명령형이나 간접 인용법에 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1)
마라(구어체 명령) / 엄마가 “너는 먹지 마라”라고 했다.(직접 인용)
(2) 말라(문어체 명령) / 엄마가 나에게 먹지 말라고
했다.(간접 인용)
조심해야 할 것은‘말다’의 구어체나 직접 인용법 명령형이 ‘말아/말아라’가 아니라 ‘마/마라’ 형태라는 것입니다. 한글
맞춤법 제18항 [붙임]에 그런 내용이 있는데요. 복잡한 것은 놔두고, "그러지 말아라 /말아요 /말아"는 틀리고 "그러지 마라 /마요 /마"로
써야 맞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를 다시 보면, "유럽 식품…… 날계란을 먹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라는 내용은 맞습니다. 간접 인용한
것이잖아요. 그러니 '말라고'가 맞죠. 그러나 방송 원고에서 유럽 식약청의 말을 직접인용했다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유럽 식품……
'날계란을 먹지 마라'고 권고했습니다."
유럽 연합 식양청에서 한 말을 그대로 가져온 직접인용에서는 '마라'를 써야 합니다.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더 짚고 넘어가죠. '날계란'도 '날달걀'로 표현하면 더 좋은데…, 굳이 '계란'으로 써야하는지….^^*
[저 꽃 진짜 이쁘다!]
“야, 야, 야! 저 꽃 봐봐, 진짜 이쁘지!”
“응. 그러네, 너무 이쁘다.”
“저
개나리는 색이 진짜 진하다. 그치?”
“맞아 맞아, 진짜 진짜 진하다!”
눈으로는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제 귀는 무척
힘들어하더군요. ^^*
‘진짜’는 물건이 본디의 참것임을 뜻하는 명사로, ‘가짜’의 반대말입니다. ‘진짜’라는 말 대신에 ‘참, 정말,
꽤, 무척’이라는 멋진 말도 있습니다. ‘참’은 사실이나 하는 일이 이치에 맞음을 뜻하는 명사이면서, ‘정말, 과연, 아주’라는 뜻이 있는
부사입니다. ‘정말’은 거짓이 없는 말임을 뜻하는 명사이면서, ‘과연, 틀림없이’라는 뜻이 있는 부사입니다. 아무 때나 ‘진짜’라는 말만 써서
우리말의 품위를 떨어뜨리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참, 정말, 꽤, 무척’ 같은 우리말을 골라 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야,
야, 야! 저 꽃 봐봐, 진짜 이쁘지!”
수정▷“야, 야, 야! 저 꽃 봐봐, 참 예쁘지!”
“응. 그러네, 너무 이쁘다.”
수정▷“응. 그러네, 참 곱다.”
“저 개나리는 색이 진짜 진하다. 그치?”
수정▷“저 개나리는 색이 무척(또는 꽤)
진하다. 그렇지?”
“맞아 맞아, 진짜 진짜 진하다!”
수정▷“맞아, 참 진하다!”
위에 있는 문장과 아래 있는 문장 중
어떤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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