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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채/체? 차돌배기/차돌바기?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5. 12. 1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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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째, 체, 채의 구별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ㅔ'와 'ㅐ'의 발음을 구별하지 못해 흔히 헷갈리는 문젭니다.
먼저 사전에 나와 있는 뜻을 보면, '째'는  '그대로', 또는 '전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그릇째/뿌리째/껍질째/통째로/밭째처럼 씁니다.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간다/노루를 산 채로 잡았다/벽에 기대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나는 뒷짐을 진 채 마당을 어정거렸다 처럼 씁니다.
'체'는 -척 이라는 뜻으로,  보고도 못 본 체/모르는 체를 하며/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돈을 본 체 만 체 하다 처럼 씁니다. 뒤에 '하다'가 붙으면, '척하다'는 뜻입니다. 잘난 체하다/못 이기는 체하고 받다/알고도 모르는 체하다/똑똑한 체하다 처럼 씁니다.
정리하면, '체'는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이라는 뜻으로 '척'과 같은 뜻이며,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입니다. 뜻은 다르지만 발음이 비슷해서 많이 헷갈리죠.
'째'는 '체, 채'와 발음은 다르지만, 뜻은 '그대로'라는 뜻이 있어 '채'와 혼동하기 쉽습니다.
중요한 차이는, '채'는 앞에 관형어가 와야 하는 의존명사인 데 반해, '째'는 '그대로'나 '전부'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는 겁니다. 이 말은 곧, '채'는 앞말과 띄어 쓰지만 '째'는 앞말에 붙여 써야 한다는 의밉니다.


[차돌배기? 차돌바기? 차돌박이? 차돌빼기?]
차돌박이 이야깁니다. 표준어에서 [배기]로 소리가 나는 말은  ‘-배기’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배기’는 ‘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한 살배기, 세 살배기’처럼 쓰죠.  표준어에서 [바기]로 소리가 나는 것은  ‘-박이’로 적습니다.
‘-박이’는 ‘박다’의 의미가 살아 있는 경우에 쓰는 것으로,  ‘점박이, 덧니박이, 외눈박이, 오이소박이, 붙박이, 장승박이, 토박이’ 따위죠. 
끝으로, [빼기]로 소리 나는 것은 ‘-빼기’로 적습니다. ‘고들빼기, 곱빼기, 코빼기’ 따위죠.
다만,  ‘뚝배기, 학배기, 언덕배기’ 이 세 가지는 [-빼기]로 소리 나지만 ‘배기’로 적습니다.
정리하면, 우리말에서 ‘-박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이나 짐승 또는 물건이라는 뜻입니다. ‘박다’의 의미와 밀접하게 관련 있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배기’ 아니면, ‘빼기’입니다.
그럼  고깃집에서  ‘소 양지머리뼈의 한복판에 붙은, 희고 단단한 기름진 고기’를 먹고 싶으면, 뭐라고 주문해야죠?
차돌배기? 차돌바기? 차돌박이? 차돌’? ‘흰 기름덩이가 박힌 고기’니까 당연히 ‘차돌박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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