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있는 "곡식이나 열매 따위를 한데 모으거나 수확하다"는 뜻의 단어는
'거둬들이다'일까요,
'걷어들이다'일까요?
'거둬들이다'가 맞습니다.
'거둬들이다'는 '거두어들이다'의 준말입니다.
배추를 거둬들여 장에
내갔다./늘어놓은 수수를 거둬들이고 있다. 처럼 씁니다.
'걷어들이다'라는 단어는 사전에 없습니다.
우리말에서는,
'거둬들이다'
'걷어들이다'처럼 발음이 비슷하고 뜻도 비슷한 경우,
하나만 표준어로 삼습니다.
이런 예로,
'부서지다' '부숴지다'가
있죠.
발음이 비슷하죠?
그러나 '부서지다'만 표준어입니다.
'부서뜨리다' '부숴뜨리다'다 마찬가집니다.
'부서뜨리다'만
표준어입니다.
[겹말]
오늘은 겹말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 볼게요.
겹말은,
같은 뜻의 말이 겹쳐서 된 말로
‘처(妻)의 집’을
뜻하는 ‘처가(妻家)’에 다시 ‘집’을 붙인 ‘처갓집’,
‘오래 묵은 나무’를 뜻하는 ‘고목(古木)’에 ‘나무’를 붙여서 ‘고목나무’라고
하는 것 따윕니다. 역전앞도 마찬가지죠.
이런 겹말은 가능한 한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죠.
판이하게
다르다 >> 판이(判異 )가 비교 대상의 성질이나 모양, 상태 따위가 아주 다르다는 뜻이므로, 뒤에 다르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그냥
‘판이하다’고 하면 됩니다.
결실을 맺다 >> 결실(結實)은 식물이 열매를 맺거나 맺은 열매가 여물다는 뜻이므로 뒤에 ‘맺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피해를 입다 >> 피해(被害)는 생명이나 신체, 재산, 명예 따위에 손해를 보다라는 뜻이므로, 뒤에
‘입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남은 여생 >> 여생(餘生)이 남은 생이므로, 앞에 ‘남은’을 붙이면 안 됩니다.
과반수가
넘는 >> 과반수(過半數)에 이미 반을 넘다는 뜻이 들어 있으므로, 뒤에 ‘넘는’을 붙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다 >> 형언(形言)은 형용해 말하다는 뜻이므로 앞에 ‘말’을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옥상 위에 >> 옥상(屋上)이
지붕 위라는 뜻이므로 뒤에 ‘위에’를 붙이시면 안 됩니다. 더군다나 옥상은 일본말입니다.
사전에 예방하다 >> 예방(豫防)이
미리 대처하여 막는 일이므로, 앞에 ‘사전’을 붙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 요약(要約)이 요점을 잡아
간추린다는 뜻이므로, ‘간단히’를 붙이면 안 됩니다.
이 밖에도,
계약을 맺다, 따뜻한 온정 따위도 모두 겹말입니다.
앞에서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렇게 써서는 안 되는 겹말은 모두 한자어입니다.
어쭙잖게 한자를 섞어 쓰려고 하다 보니 말이 겹치게
된겁니다.
그냥 쉬운 우리말로 쓰면 될걸......^^*
그러나 언어가 살아있다 보니,
사람들이 자주 쓰면 어느덧 표준어가
되고,
사전에도 실립니다.
처갓집, 고목나무, 단발머리 따위는 겹말이지만,
관용으로 허용하여, 국어사전에 표제어로
올라있습니다.
쩝...
그렇지만,
누가 뭐래도,
간결하고 명료한 글이 설득력이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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