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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는 파 껍질을 벗기듯"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5. 12. 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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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예(禮)에 관한 경전연구를 귀양살이의 굴욕과 쓰라림 속에서도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의리(義理)의 정밀하고 오묘함은 마치 파의 껍질을 하나하나 벗기며 알아낸 것과 같다(吾禮書之工 雖在幽辱困苦之中 未嘗一日間斷 義理精微 如剝蔥皮).”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중에서> 다산 정약용이 경학을 연구하면서 얼마나 치밀하면서도 경건하고 정성스럽게 접근했는지 알 수 있다. 파의 껍질을 조심스럽게 하나씩 벗기면서 진리를 찾아내려는 태도가 학자에게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닌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논란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너무 가볍다고 느낀다. 입법·사법·행정이 그렇고, 제4부라는 언론도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다. 21세기 민주화시대의 제5부로 자리잡고 있는 NGO 역시 마찬가지다.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사회 역시 비슷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 전체가 그러한 사조(思潮)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치밀하기보단 즉흥적이고, 이성적이기보단 감성적이다.

 

  그러다보니 한번 불붙은 논란은 사그라들줄 모르고 점점 불신만 증폭돼 간다. 게다가 이같은 논란에서 개인 혹은 소속 단체 등의 이익 등에 따라 입장이 엇갈린다. 사회적으로 필요하거나 바람직한 것인지 여부는 본질에서 다소 비켜서 있다. 때문에 실체에 대한 접근도 안될 뿐더러 사회적 합의도 어렵다.

 

  ‘황우석 교수 논란’에 대한 의혹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은 줄기세포 배양 연구를 하면서 파의 껍질을 벗기듯 치밀하고 정성스럽게 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이 논란이 온 국민을 공황상태로 까지 몰고 간 것은 우리 사회가 너무 가볍게 대응한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진단해본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도 이번 논란의 중요성을 감안, 파의 껍질을 벗기듯 조심스럽게 진실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200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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