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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 끝자락에 서서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5. 12. 2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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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을유년(乙酉年)이 며칠 남지 않았다. 이맘 때쯤이면 저물어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의 각오를 다지게 된다. 그러나 연말을 맞이한 우리 사회는 여전히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주 극심했던 폭설과 한파 피해로 우울한 세밑 분위기다.


  최근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인터넷상의 인기키워드는 사회적 이슈와 급변하는 소비자의 행태를 반영해 주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포털에 따르면 올상반기 인기키워드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역사교과서 왜곡과 국적포기 파문에 따라 애국심 관련 키워드가 이슈가 됐다.

 

  또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와 박주영 선수의 골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검색어였다. 하반기 들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검색어의 검색률이 높아졌으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대입수능 관련 검색어가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것이 황우석 교수와 사학법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줄기세포에 대한 과학지식을 알지 못하면 대화에 낄 수 조차 없을 정도로 황우석 논란은 최대 화두가 됐다. 아쉬운 것은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모두가 한발씩 물러서서 한 번 더 생각하고 한마디라도 아낀다면 ‘훨씬 담론이 이뤄질텐데…’ 하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황우석 논란의 결말은 결코 한 명의 과학자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책임져야 할 부분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엊그제 군입대를 면제받기 위해 아버지를 숨지게 하고,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50대 여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은 연말의 사회분위기를 더욱 착잡하게 한다.


  을유년 끝자락에 서서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을 돌아보자. 다른 사람의 잘못보다 내 과실이 더 컸다고 꾸짖어 보자. 며칠 후 천지를 뒤흔드는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모든 어둠이 물러가고 희망과 용기가 가득 담긴 병술년(丙戌年) 새 빛이 솟아오르길 기원해본다. 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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