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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과 시간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1. 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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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시각]
‘시각’은 시간의 어느 한 점을 의미하고,  ‘시간’은 어떤 시각에서 다른 시각까지의 사이를 의미합니다.  시각은 한 점이고, 시간은 점들의 집합인 선이라고 할 수 있죠.  그걸 모르고 ‘시각’과 ‘시간’을 혼동해서 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광판에 있는 ‘현재 시각’은 맞습니다.  지금 현재는 시간의 어느 한 점이 22:32분 이므로,  ‘시각’이 맞죠. 도착시각, 출발시각도 맞습니다. 열차가 특정 시각에 도착하지,  22:30분부터 22:35분 사이에 도착이라는 행위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출발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시각’이 맞습니다.
 ‘열차 도착 시간표’는 틀렸습니다. 열차가 도착하는 ‘시각’을 표로 만든 것이므로, ‘도착 시각표’가 맞습니다. 사람들이 나오면서 승차권을 반납하는 곳에 있는 ‘기차 시간표’도 틀렸죠. 어떤 기차가 역에 언제 들어와서 언제 나가는 지 그 ‘시각’을 표로 만들어 놓은 것이므로, ‘기차 시각표’가 맞습니다.
그럼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표는 뭐죠?  우리는 학교 다닐 때 교실 앞에 있는 시간표를 많이 봤습니다. 그건 ‘시간표’가 맞습니다. 1교시는 9:00부터 10:00까지, 즉, 9시라는 ’시각’부터 10시라는 ‘시각’까지의 사이가 1교시이므로, 1교시는 1‘시간’인거죠. 그런 ‘시간’을 표로 만들어 놓은 거니까 당연히 ‘시간표’가 맞죠. 우리가 이 시간표에 너무 익숙해 져서, ‘시각’과 ‘시간’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중요한 것은,  ‘시각’은 시간의 어느 한 점을 의미하고, ‘시간’은 어떤 시각에서 다른 시각까지의 사이를 의미한다는 겁니다. 운전하시면서 라디오 들으시죠? 그때 들리는 낭랑한 아나운서 목소리! “지금 시각은 11시 57분입니다.” 절대 ‘지금 시간은’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지금 시각’입니다. 잘 들어보세요. ^^*

 

[을씨년스럽다]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가, '을시년스럽다'인데요. 오늘은 그 단어의 유래를 말씀드릴게요.
이 말은, 1905년 을사년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을사조약을 맺은 해가 바로 1905년이죠. 우리나라의 외교 사무 일체를 일본 외무성이 관리할 것 등의 다섯 조문으로 되어 있는 을사조약...형식적으로는 1910년에 경술국치를 당하여 우리나라가 일본에 병합되었지만  실제로는 이미 을사조약을 맺은 뒤부터 우리나라가 일본의 속국으로 된 것입니다. 당연히, 온 나라가 침통하고 비통한 슬픔에 휩싸였겠죠. 1905년, 을사년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는 가장 치욕스러운 해죠.
그날 이후로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맞으면  그 분위기가 마치 을사년과 같다고해서 '을사년스럽다'는 말을 쓰게 된겁니다. 그 후로 '을사년스럽다'가 변해서 '을씨년스럽다'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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