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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우리말 우리가 4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1. 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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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뉴스매거진 2부, <우리말 우리가> 시간입니다. 몰라서 틀리기도 하고, 또는 습관적으로 잘못 쓰고 있는 우리 말들, 바로 잡아보는 시간인데요.  수원 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소의 성제훈 씨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내용을 알려주실 건가요?
성     예, 며칠 전에 조카가 저에게 물어본 내용인데요. ‘가정난’이 맞는지 ‘가정란’이 맞는지 헷갈리는데, 쉽게 구별하는 방법이 없냐고 묻더군요. 아주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한자어 뒤에는 ‘란’을 쓰고, 외래어나 고유어 뒤에는 ‘난’을 씁니다. 따라서 ‘스포츠난, 알림난, 어린이난’이 맞고, ‘통보란, 가정란, 독자란’이 맞습니다. 식물 ‘蘭’도 원칙은 마찬가집니다. 한자어 다음에는 ‘란’, 고유어나 외래어 다음에는 ‘난’을 쓰니까, 문주란, 금자란, 은란이 맞고, 거미난, 제비난, 지네발난이 맞죠.
  ‘量’ 도 마찬가집니다. 한자어 다음에는 ‘량’, 고유어나 외래어 다음에는 ‘양’을 써서, ‘노동량, 작업량’으로 쓰고, ‘구름양, 알칼리양’으로 써야합니다.
정     아...그렇군요. 또 이와 비슷하게 잘못 쓰는 말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성     제가 처음 방송할 때 드렸던 말씀인데요. ‘든’과 ‘던’의 차이를 다시 한번 말씀드릴게요. 이것도 무척 쉽습니다. 조금만 신경 쓰시면 됩니다.  ‘든’은 조건,‘던’을 과거라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먹든지 말든지, 오든지 말든지...처럼 어떤 조건에는 ‘든’을 쓰고, 어제 먹었던 과자, 사랑했던 사람처럼 과거 일에는 ‘던’을 씁니다.
정     자, 오늘은 특별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고 있는 외래어 표기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신다고요?
성     네 우리말 어문규정은 네 가지가 있습니다. 어떻게 쓰는 지를 정해놓은 맞춤법, 어떻게 말하는지를 정해놓은 표준어규정, 외국말을 한글로 어떻게 적을지를 정해놓은 외래어 표기법, 우리말을 로마자 알파벳으로 어떻게 적을지를 정해놓은 로마자 표기법이 그 네가집니다. 오늘은 먼저 외국말을 한글로 어떻게 적을 지를 정해놓은 외래어 표기법에 대해서 좀 말씀드릴게요. 지금 이 방송 이름이, ‘뉴스매거진 오늘’인데요. 영어 magazine을 ‘머 이’를 쓴 ‘메거진’이 맞는지 ‘마이’를 쓴 ‘매거진’이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사용설명서를 말하는 manual도 ‘메뉴얼’인지 ‘매뉴얼’인지 가끔 헷갈립 니다. 스펠링이 아닌 발음기호로 구별해야 하는데요. 말로 발음기호를 설명하기는  힘들고 쉽게, 알파벳으로 구별하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알파벳 ‘a’는 ‘아이’ ‘애’로, 알파벳 ‘e’는 ‘어 이’ ‘에’로 쓰시면 됩니다. 그래서 magazine에서 ma 이므로 ‘마 이’ ‘매거진’을 쓰고, manual에서도 ma 이므로 ‘마이’ ‘매뉴얼’을 쓰죠.
  벌금을 의미하는 penalty는 pe로 ‘e’를 쓰므로 ‘어 이’를 써서 ‘페널티’로 쓰시면 됩니다. 좀 헷갈리신가요? ^^*
정     네... 조금 헷갈리긴 한데요.. 또 다른 내용이 있나요?
성     비슷한 이야기인데요. 텔레비젼이 맞는지 텔레비전이 맞는지, 비젼이 맞는지 비전이 맞는지...헷갈리실 때가 있습니다. 우리 한글에서는 ‘저’와 ‘져’를 발음상 구별할 수 없고, ‘쳐’와 ‘처’도 발음상 구별할 수 없습니다. 우리글에서도 발음을 구별할 수 없는데, 이걸 굳이 로마자를 표기할 때 쓸 필요가 없잖아요. 그래서 외래어를 표기할 때는 ‘쳐’와 ‘져’를 안쓰고 ‘처’와 ‘저’를 씁니다. 텔레비젼이 아니라 텔레비전이고, 비젼이 아니라 비전이죠.
정     아... 어와 여, 어렵습니다. 오늘 내용은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성     그렇죠? 오늘 내용은 조금 어려운 것 같은데요. 다시 쉬운 내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언젠가 ‘쫓다’와 ‘좇다’의 차이에 대해서 말씀드렸죠? ‘쫓’은 공간이동이 있을 때 쓰고, ‘좇’은 공간이동이 없을 때 쓴다고...말씀드렸는데요. 이번에 소개드릴 것도 움직임과 관련이 있습니다. 조사 ‘에’와 ‘에게’ 인데요. ‘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에 쓰고, ‘에게’는 움직이는 것에 씁니다.
   따라서 ‘나무에게 물을 줘라’가 아니라 ‘나무에 물을 줘라’가 맞고, ‘아이에 물을 줘라’가 아니라 ‘아이에게 물을 줘라’가 맞습니다. 나무는 움직이지 못하고, 아이는 움직일 수 있으므로 ‘에’와 ‘에게’를 구별해서 쓰죠. 이건 나라를 이야기 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북한이 한국에게 원조를 요청했다고 하면 안 되고, 한국에 원조를 요청한겁니다. 마찬가지, 정부에게 뭘 요구한 게 아니라 정부에 뭘 요구한거죠.
정     예. 오늘도 성제훈 씨를 통해 잘못된 혹은 잘 몰랐던 우리말에 대해 많이 공부했습니다.
       그럼 2주 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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