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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부리다/휴대전화/오래만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1. 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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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부리다]
흔히, '수작'하면, 뭔가 좋지 않은 일을 꾀하거나, 남을 가볍게 여겨 말을 경솔히 하는 따위의 행동을 이르는 말로 알고 있는데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수작(酬酌)'은  술 따를 수(酬) 자에, 술 받을 작(酌) 자를 써서, 술잔을 서로 주고받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아무래도 술을 주고받는 게 대부분 접대를 하는 것인 만큼 이 자리에서 밀약을 맺고 음모를 꾸미는 일이 많이 생기게 되어 그 뜻이 변하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 요즘은  '수작부리지 말고 바른대로 말해!' 처럼 좋지 않은 뜻으로만 쓰이는 것 같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수작'을 찾아보면,
1. 술잔을 서로 주고받음. 내가 여기 나온 것은 너와 수작이라도 해 보자고 왔지.
2. 서로 말을 주고받음. 또는 그 말. 수작을 떨다/수작을 부리다/수작을 붙이다/수작을 건네다
3. 남의 말이나 행동, 계획을 낮잡아 이르는 말. 엉뚱한 수작/뻔한 수작/수작을 꾸미다/수작에 말려들다
로 나와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말이 살아 있다는 게 실감나죠?  우리말이 살아 움직이며 꿈틀거리는 게 보이지 않나요?  ^^*

 

[휴대전화]
여러분도 모두 전화 가지고 계시죠? 지니고 다니면서 걸고 받을 수 있는 소형 무선 전화기를 뭐라고 하세요? 휴대폰? 핸드폰? 휴대 전화? 셀폰? 카폰?
먼저 '카폰'은, 차량에 무선 송수신기나 안테나를 설치하여 차량의 이동 중에도 통화할 수 있는 전화로, 예전에 쓰던 거죠. 지금 들고 다니는 전화기를 카폰이라고 하는 신석기시대 사람은 없겠죠?
'셀폰'은, 미국에서 쓰는 말로 cellular phone이죠. 흔히, '모바일폰'이나 '셀폰'이라고 합니다. 근데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한민국입니다. ^^*
아마도, '휴대폰'이나 '핸드폰'이라고 가장 많이 하실 텐데요. 옆에 국어사전 있으면 그 단어를 찾아보세요. 사전에 나와 있기는 합니다. "개인이 가지고 다니면서 통화할 수 있는 소형 무선 전화기"라는 설명과 함께, '휴대 전화'나 '휴대 전화기'로 순화해서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니고 다니면서 걸고 받을 수 있는 소형 무선 전화기"는 '휴대 전화'라고 하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이렇게 띄어쓰는 이유가 뭔지는 아시죠? ^^*)
덧붙여서, 휴대 전화로 주고 받는 문자를 '메세지'라고 하는데요. message의 한글 표기는, '메세지'가 아니라 '메시지'가 맞습니다.

 

[오랜만/오랫동안]
 ‘오랜만’과 ‘오랫동안’의 차이에 대해 좀 알아볼게요. 이것도 실은 매우 간단한데 틀리게 쓰는 경우가 잦습니다. 먼저, ‘오랜만’은 ‘오래간만’의 준말입니다. 즉, 어떤 일이 있은 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뒤를 뜻하며, 옛 친구를 오래간만에 만났다. 정말 오래간만에 비가 내렸다. ‘오래간만에 가 본 고향은 참으로 많이 변해 있었다’처럼 쓰면 됩니다.
반면,  ‘오랫’은  ‘오래’와 ‘동안’이 합쳐진 말에 사이시옷이 들어간 형태로, 시간상으로 썩 긴 기간 동안을 뜻하며 ‘오랫동안’이라고만 씁니다. ‘나는 오랫동안 망설인 끝에 드디어 결심했다.’처럼 쓰면 되죠. 시간상으로 길다는 것을 의미하는, ‘오래’의 변형은 ‘오랜만’과 ‘오랫동안’ 밖에 없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오랫동안 술을 마셨다.’처럼 구분해서 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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