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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의 부모상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6. 1. 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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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미국의 작가 더글러스 쿠플랜드(Douglas Coupland)는 뉴욕에서 ‘X세대’(Generation X)라는 장편소설을 발표해 선풍적인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X세대라는 용어는 1960년대에서 1970년대의 서구산업사회에서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X세대라는 용어는 1994년 모 회사 화장품 광고 카피로 사용되면서 널리 통용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X세대’라는 개념은 원래 의미인 정체성이 불투명하고 잘 알 수 없는 세대라는 의미보다 ‘신세대’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고도성장과 민주화 혜택을 받으며 성장한 이들은 부모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와 행동양식을 보였다. 자기중심적이고 소비지향적이며 탈권위적이고 뚜렸한 개성을 보이며 기존의 전통적 가치관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최근 제일기획이 10년전 X세대였던 26∼35세 남녀 6백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 및 개인별 심층인터뷰를 통해 X세대의 부모관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이 X세대들이 전통적 부모상과는 크게 다른 부모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전에는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처가살이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자녀는 꼭 아들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고, 하나만 낳는다면 딸이 낫다는 응답도 절반 가까이 돼 과거 남아선호사상도 완전히 무너졌다. 자녀관계에서도 과거의 권위를 내세운 ‘엄격한 아버지상’보다는 ‘친구같은 아버지상’을 대부분 선호했다.


  이같은 현상은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의 비중이 커지면서 비롯됐다. 게다가 육아환경이 변변치 않은 현실에서 맞벌이를 하는 젊은 부부들의 지혜이기도 하다. 이같은 세태 변화로 앞으로는 집안에서 말은 없어도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듬직했던 아버지상은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 같다.

<200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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