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지리//컷과 커트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1. 30. 18:57

본문

오늘은 복집 이야깁니다. 대부분의 복집에서 두 가지 국을 팝니다. 하나는 매운탕이고 다른 하나는 지리…. '매운탕'은 보나마나, 복에 채소, 두부 따위와 갖은 양념을 넣고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인 찌개일 것이고, '지리'는?
고추장을 풀지 않고 맑은 장국에 복을 넣고 끓인 것을 말하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 '지리'는 일본어 ちり입니다. 하루빨리 없애야할 일본말 찌꺼기죠. 이 '지리'를 대신할 우리말로, 어떤 책은 '백숙'을 추천합니다. 양념하지 않은 채로, 곧, 고기 색이 하얀 채로 익혔다는 뜻이겠죠. 여기에 따르면 '복지리' '복백숙'이 되겠네요. 어쩐지 좀 어색하죠? ^^*
한글학회는, '지리'는 매운탕과 상대되는 것이므로 '맑은탕'이나 '싱건탕'으로 대신하는 것이 좋겠다고 추천합니다. '복지리'는 '복맑은탕'이나 '복싱건탕'이 되는거죠. 지금은 좀 어색하지만, '닭도리탕'이 '닭볶음탕'으로 고쳐졌듯이, '복지리'도 곧 '복맑은탕'이나 '복싱건탕'으로 자리잡을 겁니다. ^^*


[컷/커트]
여러분은 어디에서 머리를 자르세요?  저는 항상 미용실이 아닌 이발관에서 머리를 자릅니다.  그곳에 가면 안면 면도를 해 주거든요. ^^*
머리를 자른다고 하니까 생각나는 것인데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것을,  영어로 ‘cut’이라고 하죠.  영어 ‘cut’,  이것을 한글맞춤법에 맞게 한글로 쓰면 어떻게 될까요?  ‘커트’가 맞을까요, ‘컷’이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다만, 쓰임이 다릅니다.  전체 가운데에서 일부를 잘라내는 일.  미용을 목적으로 머리를 자르는 일 또는 그 머리의 모양, 정구, 탁구, 골프 따위에서 공을 옆으로 깎아 치는 방법, 야구에서 타자가 투수가 던진 공을 잡아채듯이 치는 일, 농구 등에서 상대방의 공을 가로채는 일
이라는 뜻일 때는 ‘커트’가 맞습니다.
반면에, 영화, 텔레비전 등의 촬영에서 한 대의 카메라가 찍기 시작하였을 때부터 회전을 끝낼 때까지의 하나의 장면. 인쇄물에 넣는 작은 삽화. 촬영할 때에 촬영기의 회전을 멈추거나 멈추도록 하는 신호.  영화의 편집, 검열을 할 때에 필름의 일부분을 잘라 내는 일.  이라는 뜻일 때는 ‘컷’이 맞습니다.
국어학자들이 이렇게 해 놓으니 욕을 듣죠…. 하긴, 그 사람들도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아픔이야 있었겠지만….^^*  이처럼 같은 외래어일지라도 쓰임에 따라 표기를 달리해야 하는 예가 또 있습니다. type 입니다. 어떤 부류의 형(型) 이라는 뜻일 때는 ‘타입’이고, 타이프라이터의 준말로 쓰일 때는 ‘타이프’입니다.

보태기)
'머리'에는 "사람이나 동물의 목 위의 부분"이라는 뜻뿐만 아니라, "머리털"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머리가 길다/머리를 기르다/머리를 감다/머리를 빗다/머리를 자르다/그는 머리가 노랗다처럼 씁니다. 굳이, "미장원에서 머리털 잘랐다"이렇게 안 하셔도 됩니다. 그냥, "미장원에서 머리 잘랐다"고 하셔도 됩니다. ^^*

'마감된 자료------- > 성제훈의우리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험생이 원서를 접수(?)하다  (0) 2006.01.31
생선회//우뢰  (0) 2006.01.31
진위여부(?)를 조사하다  (0) 2006.01.30
[빠끔]/[현해탄을 건너다]  (0) 2006.01.30
우리말 방송원고 10  (0) 2006.01.3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