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대학새내기의 음주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6. 3. 8. 11:44

본문

 시인 조지훈 선생은 “주도(酒道)에도 엄연히 단(段)이 있다”며 주도를 18단계로 구분했다. 술의 진미는 열번째인 애주(愛酒)에 이르러 비로소 알게 돼 초단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단계인 석주(惜酒)는 6단이요,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단계인 낙주(樂酒)는 7단이라고 했다. 술을 보고 즐거워 하되 마실 수는 없는 단계인 관주(關酒)는 8단, 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된 단계를 폐주(廢酒 혹은 열반주)라고 해 입신의 경지인 9단으로 매겼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일 새내기 대학생에게 우리 사회의 잘못된 술문화를 꼬집고 음주 자제를 당부하는 편지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장관이 대학생들의 음주문화를 걱정할 정도로 해마다 최근 새학기만 되면 학과나 동아리 신입생환영회 등의 자리에서 과음, 폭음 등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더욱이 치열했던 고 3의 중압감에서 벗어난 해방감으로 젊음을 자제하기 힘들어 사고 우려가 더욱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심득률(心得律)이라 하여 술을 마실 때 명심해야 하는 6가지 예법을 가르쳐 왔다. 기뻐서 마실 때는 절제가 있어야 하며, 피로해서 마실 때는 조용히 해야 하고, 점잖은 자리에서 마실 때에는 소세한 풍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난잡한 자리에서 마실 때에는 금약이 있어야 하며, 새로 만난 사람과 마실 때는 정숙하고 진솔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잡객들과 마실 때는 재빨리 꽁무니를 빼야 한다고 했다.


 

  술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간의 희로애락 때마다 함께 해온 음식이다. 술로써 기쁨과 즐거움을 더욱 누렸고, 술로써 분노와 슬픔을 달랬다. 대학새내기들을 환영하기 위한 자리에서 술이 빠지기는 어렵겠지만 그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치명적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기를 소망한다. <2006.2.7>

'세상보기--------- > 마음대로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의 쌍둥이적자와 WBC  (0) 2006.03.21
만연하는 성범죄  (0) 2006.03.15
궤변과 뒷골목 쓰레기  (0) 2006.02.28
日장관들의 계속되는 망언  (0) 2006.02.21
사이버세상의 도덕불감증  (0) 2006.02.14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