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과 차로
'차선(車線)'은, "자동차 도로에 주행 방향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 놓은 선"입니다. 차선을 지키다/차선을
긋다/차선을 침범하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차로(車路)'는, 차선과 차선 사이에 있는, 차가 다니는 길을 말합니다. 곧, 차가 달리는 길이
'차로'고, 1차로와 2차로를 구분하는 선이 '차선'입니다. 따라서, 공사하느라 차로 하나를 없앴으면, '차선 감소'라고 안내할 게 아니라,
'차로 감소'라고 해야 합니다. '버스 전용 차선제'도 '버스 전용 차로제'라고 하는 것이 바른 표현입니다.
차선과 차로를 한꺼번에 보면,
'차선 공사중'은 길에 그어놓은 흰색 선을 다시 칠하는 것을 말하고, '차로 공사중'은 길이 파여서 그 부분을 고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차로'보다는 '찻길'이 더 좋지 않아요? ^^*
우리말123 ^^*
◇갈등
등나무 아시죠? 뙤약볕을 피하는 그늘을 만들기 위해 흔히 심는 덩굴나무입니다. 이 등나무는 줄기로 다른 물체를 감으면서
올라갑니다. 따라서 등나무를 다른 물체에서 떼 내기가 무척 힘들죠. 또, 칡 아시죠? 이 칡도 덩굴식물로 다른 물체를 감으면서 올라갑니다.
당연히 다른 물체에서 떼 내기가 힘듭니다. 만약, 이 두 녀석이 서로 감고 올라간다면, 칡과 등나무가 서로 감고 올라가면 그걸 떼 내기는 얼마나
힘들까요?
그게 바로 '갈등'입니다. 칡 갈(葛) 자와, 등나무 등(藤) 자를 쓴 '갈등'은,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렇게 보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갈등은 네 탓, 내 탓 할 게 아니라, 서로 잘못한 겁니다. '갈등'이 서로 상대를 감고 올라가는 덩굴이잖아요. 그저 네 덕이고, 내
탓이려니 하고 살면 편한데...^^* 좋은 꽃이나 나무를 빗대어 좋지 않은 뜻이 있는 '갈등'을 설명하려니, 자연에 좀 미안하네요.
^^*
우리말123 ^^*
보태기) "길게 뻗어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를 뭐라고
할까요? 덩쿨?, 넝쿨?, 덩굴? 넝굴?, 넌출? 넝쿨, 덩굴, 넌출이 맞습니다. 덩쿨은 틀리고, 넝굴은 사투립니다.
◇촌지
선물 사기 어렵다고 어린이날을 없앨 수 없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가기 힘들다고 어버이날을 없앨 수 없습니다. 그러나 며칠
전 우리는, '촌지'가 무서워 스승의 날 학교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우리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촌지'도 없어지고,
'촌지'라는 단어도 없어지길 빌면서 이 글을 씁니다.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을 '촌지'라고 합니다. '촌지'는 (손가락)
마디 촌(寸) 자와 뜻 지(志) 자를 써서,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손가락 마디만 한 (작은) 뜻"입니다. 아주 작은 정성 또는 마음의 표시를
말하죠. 저는 그런 정성을 선생님께 표시하는 것은 좋다고 봅니다. 아니 당연히 그런 정성을 가져야죠. 그게 돈이어서 문제지......
이
'촌지(寸志, すんし[승지])'는 일본어투 한자입니다. '작은 정성'이나 '작은 선물'이라고 바꿔서 써야 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에
따르면, '촌지'를 "정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주는 돈. 흔히 선생이나 기자에게 주는 것을 이른다."라고 풀어놓고, 아직 순화용어에 올리지는
않았습니다. '촌지'라는 단어도 없어지고, 더불어 '촌지'도 없어지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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