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우리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1950년 6월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아픔이 진하게 배어나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 맘 때면 국립묘지의 차가운 비석을 끌어안고 애통해 하는 가족, 전쟁의 상처를 잊지 못한 채 노쇠한 몸으로 의지할 곳 없이 외롭게 살아가는 참전용사들, 이산의 아픔 속에서 여전히 북녘땅을 그리워하는 많은 실향민들….
이 모든 것이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부모이자, 이웃들의 이야기다. 6월은 또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억압적 군부정권의 어둠을 걷어내고 민주주의의 희망을 열었다. 전 국민의 열망이 하나로 뭉쳐져 거리 곳곳에서 민주화의 물결이 넘쳐 흘렀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6월이다. 그리고 6월은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2000년 6월 평양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은 민족의 통일에 대한 열망이 헛된 꿈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이처럼 6월은 우리에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갖가지 감정을 안겨준다. 이 가운데서도 우리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느껴야 할 것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치열하게 살다가 숨진 호국영령들의 뜨거운 피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에게서 그들의 존재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다시 6월이 왔다. 작금의 6월은 월드컵의 열기로 뜨겁다. 온 국민의 관심이 독일 월드컵으로 쏠리고 있다.-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꿈을 태극전사들이 다시 실현해 줄 것을 기대하며. TV와 신문 등 언론은 연일 관련 소식들을 쏟아내고 있다. 월드컵이 아니면 도무지 얘깃거리가 되지 않는다.-4년전 월드컵의 열기속에 미군탱크에 깔려 숨진 두 여중생의 억울한 사연이 묻혀진 것처럼. 호국영령을 기리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일도 월드컵의 열기 속에 묻혀가는 것같아 안타깝다. <200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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