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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트로트?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6. 2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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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세계에 딱 세 개밖에 없는 공영방송 중 하나입니다. 그런 KBS가 자꾸 실수를 하네요. 오늘 아침 8시 직전에 '8시 뉴스타임' 주요 뉴스를 내보냈는데, 그 자막 중, '트롯 남매 월드컵 응원'이라는 게 보이더군요.
'트롯'이 아니라 '트로트'입니다. KBS 사람들이 모두 '트롯'과 '트로트'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다만, 꼼꼼하지 못한 거죠. 좀 심하게 말하면 시청자를 만만하게 본 것이고...
외래어 아시죠? 외국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글이나 말처럼 쓰이는 걸 외래어라고 합니다. 문법적으로는 이것도 우리말에 속합니다.  당연히 맞춤법 규정을 따라서 표기해야 합니다. 그 규정이 외래어표기법입니다.
이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manual은 '매뉴얼'이고, highlight는 '하일라이트'가 아니라 '하이라이트'입니다. 이 외래어표기법에 두 가지로 읽는 단어가 몇 개 있습니다. cut, type, trot이 그런 단어인데요.
오늘 KBS가 실수한, trot도 '트롯'과 '트로트' 두 가지로 씁니다. 영어 trot은 동사로, 속보로 달리다, 명사로 속보...등의 뜻이 있습니다. 말이 경쾌하게 달리는 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이 뜻이 변해서 가요 트로트가 나온 것 같기도 합니다...제 생각에... 어쨌든 지금은, trot를 '트롯'이라고 쓰면 승마용어로 말이 총총걸음을 걷는 것을 뜻하고, '트로트'라고 쓰면, 대중가요의 한 종류가 됩니다. 당연히 국어사전에 '트롯'과 '트로트'가 올라있습니다.
'트롯 남매 월드컵 응원'이 아니라, '트로트 남매 월드컵 응원'이 맞습니다.
KBS는, 쥐뿔도 모르는 놈이 감히 방송국을 씹는다고 뒤대기 전에,  시청자의 눈이 매섭다는 것을 알고, 자막을 좀더 꼼꼼하게 확인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말123 ^^*
보태기)
1. 트로트는 일본어 연가(演歌, えん-か[엥까])에서 온 말입니다. 옛 일본에서 자유·민권 운동가들이 그 주의·주장을 노래로 만들어 거리에서 부르던 노래가 변해서 연가가 되었고, 그 곡조가 변해 요즘 트로트의 음계로 쓴다고 하네요. '트로트'보다는 '성인가요'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2. 씹다 : (속되게)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의도적으로 꼬집거나 공개적으로 비난하다.

 

 

저는 노래방에 가면, 엽전 열닷 냥, 고향무정, 흙에 살리라...뭐 이런 노래만 부릅니다. 제가 아는 노래가 그거밖에 없어서... 노래부르는 저야 신이 나서 부르지만, 듣는 사람들은 좀 짜증 나겠죠. 급기야 어제는, 친구가 '어머나'를 선택해 놓고 저더러 무조건 그 노래를 하라더군요. 괜히 남들 기분 망치지 말고 이 노래  라면서...^^*
"알았어, 그럼 이 노래를 부를 테니까 좀 께껴줘, 알았지?" "뭐라고?" "내가 잘 모르면 좀 거들어주라고...^^*"
'께끼다'는 말 아세요? 국어사전에 보면 세 가지 뜻이 나옵니다.
1. 방아질이나 절구질을 할 때, 확의 가장자리로 올라오는 낟알 따위를 안으로 밀어 넣다.
2. 노래나 말 따위를 옆에서 거들어 잘 어울리게 하다.
3. 모르는 것을 옆에서 거들어 대어 주다.
제가 노래방에서, "좀 께껴줘"라고 말한 것은, "내가 이 노래를 잘 모르니 옆에서 좀 거들어주라"는 뜻입니다. "남이 하는 일을 함께 하면서 돕다"는 뜻의 '거들다'도 좋은 우리말이지만, '께끼다'도 그에 못지않은 좋은 우리말입니다.
가끔 써보세요.
우리말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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