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태극전사

　우리나라 축구국가대표팀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강한 체력과 투혼’이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은 강한 체력과 투혼에다 히딩크의 전술을 앞세워 4강이라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도 태극전사들은 강인한 체력과 투혼을 앞세워 한국월드컵 사상 원정 첫 승을 올렸고 ‘아트사커’ 프랑스를 몰아붙였다. 비록 승점 4점을 챙기고도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축구는 결코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이미지를 세계 축구의 강호들에게 심어줬다.

  하지만 냉정하게 이번 월드컵을 되돌아본다면 더이상 한국축구는 강한 체력과 투혼만 앞세우며 감독의 전략·전술에 의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인식된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유럽과 남미 등 세계 축구 강호들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조직력과 정신력을 키워도 승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라운드에서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따라서 선수들의 기술적인 면-1대1 돌파, 전술운영 능력 등-이 세계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16강 진출도 장담할 수 있다.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코치가 스위스와의 마지막 경기 직후 “전술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기술적인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 것은 한국축구의 과제를 시사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축구가 세계의 강호로 발돋움하려면 선수 개인의 기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전략·전술 아래 꾸준한 경기력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히딩크나 아드보카트의 용병술이 아니더라도 일정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진정한 축구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태극전사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국민은 밤새워 목청껏 응원하며 경기를 지켜봐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그동안 수고한 태극전사들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

<2006. 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