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된장의 역사는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중국의 장은 새와 짐승의 고기나 물고기 등을 발효시킨 육장으로 우리의 된장과는 다르다. 또 고대 일본의 '미소'라는 장은 '고려장'을 지칭한 것이었다고 한다. 중국의 된장에 대한 기록에는 '된장은 외국에서 왔다' 고 기록되어 자신들의 고유한 식품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고 있다. 또 고구려인들은 발효식품을 잘 만들었다는 기록도 전해지고 있다. 또한 된장 냄새를 '고려의 냄새'라고 기록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된장은 우리민족이 처음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초기의 된장은 간장과 된장이 섞인 것과 같은 걸쭉한 장이었으며, 삼국시대에는 메주를 쑤어 몇 가지 장을 담그고 맑은 장도 떠서 썻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후 장 담그는 방법은 더욱 발전하는데 조선시대에 들어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문헌이 등장했다. <구황보유방>에 의하면, 메주는 콩과 밀을 이용하여 만들어져 오늘날 제조법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조선조 선조 30년 정유재란을 맞은 왕은 국난으로 피난을 가며 신씨성을 가진 이를 합장사로 선임하려 했는데, 그러나 조정 대신들은 신은 산(酸)과 음이 같아 된장이 시어질 염려가 있으니 신씨 성은 피해야 된다며 반대하였다는 얘기가 있다. 음식의 대본(大本)이 된장이었기에 이런 금기까지 있었던 것이다. 또 옛날에는 미생물에 의해 일어나는 발효작용을 몰랐기에 장 담그는 일이 일종의 성사(聖事)였다. 그래서 3일 전부터 부정스런 일을 피하고 당일에는 목욕 재계하고, 음기를 발산치 않기 위해 종이로 입을 막고 장을 담갔다고 한다.
된장은 예로부터 '오덕(五德)'을 가진 식품이라 했다. 오덕의 첫째는 단심(丹心)으로 다른 맛과 섞어도 제 맛을 내며, 둘째는 항심(恒心)으로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불심(佛心)으로 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제거하며, 넷째는 선심(善心)으로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하고, 다섯째는 화심(和心)으로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잘 이룬다는 것이다.
고금문헌에서는 "된장은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며 "콩 된장은 해독, 해열에 사용되어 독벌레나 뱀, 벌에 물리거나 쏘여 생기는 독을 풀어주며, 불이나 뜨거운 물에 덴 데, 또는 놀다가 머리가 터진데 바르면 치료가 되고, 머슴들이 명절에 어쩌다 술병이라도 나면 된장국으로 속풀이를 했다"고 된장의 효능을 기록하고 있다. 또 동의보감에는 "메주는 두통, 한열(寒熱), 장기를 치료하고, 땀을 치료하고, 관절(關節)을 치료하고, 약의 중독을 줄여주고, 학질을 치료하고, 인간의 모든 독을 다스린다. 마음속의 오농(墺膿)을 치료하고, 파와 같이 먹으면 땀을 내는것이 빠르다"고 기록하고 있다.
최근 연구보고된 된장의 효능을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우선 항암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 된장은 전통발효식품 가운데 항암 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간 기능의 회복과 간 해독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음은 간 기능을 강화시켜 준다는 것이다. 재래된장의 간 기능 촉진효과는 최근에 밝혀졌으며 간 독성 지표인 아미노기 전이효소의 활성을 떨어뜨린다는 실험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세번째는 두통 경감 및 고혈압 예방 효과와 함께 항노화 물질이 함유돼 있어 노화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실험적으로 증명됐다.
이밖에 아침에 된장국을 먹으면 밤 사이 몸 안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씻어내며 피를 맑게 하는 등 해독작용을 한다. 특히 야채나 버섯 육류 등에 들어 있는 독소를 분해하고 니코틴을 체외로 배출시켜준다. 또 소화를 촉진시켜 장기능을 도와 숙변 제거, 변비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고기를 많이 먹은뒤 된장찌개를 먹는 이유는 된장이 소화제 역활을 해주기 때문이다.
최근 된장녀가 인터넷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왜 된장녀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석이 가지각색이다. 어제 모 라디오 방송에서는 진행자가 "아무리 외국물을 좋아해봐야 결국 너는 된장이 아니냐라는 의미에서 붙인 것이 아닐까요"라고 대답했다. 혹자는 "외국물 좋아하지 말고 실속있는 된장같은 사람이 되라고 붙인 것 아니냐"고 옹색하게 대답하기도 한다.
된장녀라는 용어는 결코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여기에는 보기싫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결국 된장처럼 보기싫은 여자라는 의미다. 이 용어를 만들었던 대학생은 보기싫은 비교대상으로 된장을 택했고, 보기싫은 여자를 된장에 비유한 것이다. 이는 곧 우리 전통에 대한 비하의식이 배어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용어를 만든 대학생은 외국물만 추구하며 허영에 들뜬 요즘의 여대생을 지적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비하의식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학생은 우리의 전통식품 된장이 얼마나 훌륭한 식품이고 우리가 자랑스럽게 세계에 내놓을만한 식품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과연 외국물을 좋아하고 허영에 들뜬 여대생을 된장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인지 정말 의문이다.
서중 이설문제 원점서 출발해야 (0) | 2006.09.01 |
---|---|
신사참배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0) | 2006.08.16 |
장관 인사권 논란을 보면서 (0) | 2006.08.04 |
제주서중 이설과 백년대계 (0) | 2006.07.28 |
이런 황당한 교육행정… (0) | 2006.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