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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 이설문제 원점서 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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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06. 9. 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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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중 이설을 둘러싼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맸는데 새로 맬 생각은 않고 옷매무새만 바로 잡으려 하니 될 리가 만무하다.


새 학교는 위치 선정부터 문제가 있었다. 교육청은 당시 제주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교통사고 우려가 높아 초등학교 터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받자 인근 중학교와 바꾸면 될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 중학생은 교통사고 우려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지…. 결국 이번 제주서중 사태에서 학부모들의 가장 큰 요구도 교통사고 위험에서 자녀들의 안전을 위한 최상의 조치였다.


게다가 새 학교 앞 일주도로는 현재 제주시의 단계별 도시계획에 따라 오는 2008년 이후 현재 폭 12m인 도로를 25m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 경우 적어도 학교 담장이 대도로와 맞닿아 교통사고 우려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새 학교는 인근에 분뇨처리장 위치. 비행기 소음 등 갖가지 문제점이 수두룩한 곳이어서 처음부터 위치 선정이 잘못됐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교육청은 토지 매수 과정에서도 당초 보상가보다 3배 정도 높게 보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충분한 면적을 확보하지 못해 학교가 사유지에 둘러싸여 후문조차 만들지 못할 형편이다.


공사내용도 이해하기 어렵다. 올해 문을 연 노형북교는 총 사업비 1백57억원이 투자됐다. 그러나 새 학교는 노형북교보다 큰 시설인데도 사업비는 불과 1백8억원에 그쳤다. 현재 준공된 건물은 당초 설계도에서 지하주차장, 체육관, 교실 8실 등이 제외됐다. 당초 설계도대로 하려면 사업비가 1백50억여원이 들어간다는 것이 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새 학교는 당초 1백50억여원의 예산에 맞춰 설계가 이뤄졌으나 제주서중과 교환이 추진되면서 기존 서중 건물을 리모델링하기 위한 예산(36억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공사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밖에 이해할 수 없다. 이 모든 사정을 감안할 때 학부모들의 반발이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학부모들의 반발에 교육청과 해당 학교장이 성의없이 혹은 치졸하게 대응한 것에 대해서는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다.


교육청은 신제주 지역 초등학교의 과밀학급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서중 이설의 당위성을 내세운다. 그러나 제주서중도 전체학생수 1천6백명에 학급당 학생수도 42명 내외로 여느 학교 못지않은 과밀학교다. 이는 신제주권 학부모들의 소망인 여자중학교의 부재로 빚어지는 현상이다. 교육청은 이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만약 제주서중이 이대로 이설하고 제성교가 내년에 개교된다고 가정해보자. 제성교 학생들은 몇년 뒤 비좁은 학교와 콩나물 교실 등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제주서중에 눈물을 머금고 진학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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