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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참배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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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06. 8. 1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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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가 2차대전 종전일인 15일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참배한 야스쿠니 신사는 2차대전의 전범을 모셔둔 곳이다. 아시아 각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2차대전 전범들에 대해 참배한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의 화려(?)했던 과거를 떠 올리며 그리워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반대해온 가토 고이치 자민당 전 간사장의 집이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전소됐다. 일본의 극우세력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오는 9월이면 임기가 종료되는 고이즈미로서는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분명히 함으로써 퇴임후에도 정치에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서자 아시아 각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게다가 일본 극우세력들의 이런 태도는 편협한 이미지나 인권, 상호존중 등 인류문명의 보편적 가치관과는 거리가 먼 국가적 이미지를 보여줘 국익에 이롭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주변국의 여론은 애써 외면했다. 여기에 신사참배를 하더라도 차기 총리선거에 별다른 영향이 앞을 것이라는 점, 임기말이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이 감안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아베 관방장관은 아직까진 신사참배 여부에 대한 일체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장관은 예전에도 틈만 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을 비하하는 갖가지 망언으로 공분을 샀던 대표적 극우 정치인이다. 따라서 평소 고이즈미 총리보다 더 강한 소신파로 알려진 아베 장관이 신사참배를 포기하고 주변국과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일본은 종전후 한국동란과 월남전이라는 호재를 만나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세계 경제의 주요 구성원이 됐으나 여전히 과거의 역사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하는 사회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그로 인해 일본은 주변국의 입장은 전혀 아랑곳 않고 오로지 제갈길로 가겠다는 기본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이제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문제다. 과거 70~80년대 처럼 흥분해서 일제불매운동이다 뭐다 하다가 흐지부지 되고마는 그런 식이어선 곤란하다. 현재 추진중인 친일재산 환수를 비롯,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일제 잔재를 하루속히 걷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본이 아니면 거덜난다는 우리 경제의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추진되야 한다. 그리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식민사관을 걷어낸 국사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세계화 시대에 국사교육은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국내적 노력과 함께 국제관계 다변화도 절실하다.

 

지구촌 시대에 걸맞게 무역 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아시아를 벗어나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나가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방이후 반민특위가 무산되면서 우리나라가 일제 잔재를 철저히 청산하지 못한 것이 지금에 와서 더욱 아쉽게 여겨진다. 이같은 노력은 정부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아져야 비로소 이룰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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