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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이다/꾀다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8. 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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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이 오지 않아 리모컨을 들고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다 보니 한 곳에서 축구 경기를 방송하더군요. 해설 중에, "우리 선수는 상대편 수비수를 잘 꼬셔서, 공을 가지고 가는 우리 편을 상대편이 막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오늘은  "어떠한 일을 할 기분이 생기도록 남을 꾀어 속이거나 부추기는 일."인 '꼬임'을 소개드릴게요.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끌다."는 뜻의 단어는,
'꾀다'입니다. '꼬이다'와 같은 말이죠. 그러나 '꼬시다'는 단어는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당연히 '꼬심'도 없겠죠.
따라서, "상대편 수비수를 잘 꼬셔서..."가 아니라, "상대편 수비수를 잘 꼬여서..."가 맞습니다.
살면서, 남을 꾀거나 꼬이지도 말고, 꼬임에 빠지지도 않아야 하는데...... ('남을 꼬시지도 말고'라고 쓰시면 안 됩니다.)
우리말123 ^^*

 

 

요즘 날씨 덥죠?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밤에 자다가 일어나 물을 찾게 됩니다.
바로 그런 물,
"밤에 자다가 마시기 위하여 잠자리의 머리맡에 준비하여 두는 물"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자리끼'인데요.
'자리'는 잠자리의 준말이고,
'끼'는 끼니를 말합니다.
말 그대로,
"잠자리에서 먹는 끼니"가 바로 '자리끼'입니다.
그리고 "밤을 지낸 자리끼"는 '밤잔물'이라고 합니다.
밤에 잠을 잔 물이니 '밤잔물'이 맞잖아요. ^^*
우리말 참 멋지죠?
한 대접의 물일 뿐인 자리끼,
그렇지만 마시는 사람에게는 목마름을 씻어주는 자리끼.
저도 누군가의 목마름을 씻어줄,
시원한 자리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꿈이 너무 큰가요? ^^*
우리말123 ^^*

 

 

상상플러스에서 우리말을 소개하는 아나운서인 노현정 씨가 결혼한다죠?
저는 노현정 씨가 국립국어원 홍보대사로 우리말 바로쓰기에 관심이 많아 좋아했는데, 앞으로는 그가 진행하는 방송을 볼 수 없다니 안타깝네요.
오늘은 노현정 씨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노현정 아나운서 예쁘데요'와,
'노현정 아나운서 예쁘대요' 중 어떤 게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다'인데, 두 가지의 뜻은 다릅니다.
오늘은 '데요'와 '대요'를 갈라볼게요.
표준발음법에 따라, ㅔ와 ㅐ를 다르게 발음해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데요'와 '대요'의 발음을 달리하지 못하고, 거기에 뜻을 구별하지도 못하는 것이죠.
먼저, '대요'는, '-다고 해요'가 줄어든 말입니다.
차가 밀려 좀 늦는대요(늦는다고 해요), 사람이 아주 똑똑하대(똑똑하다고 해요), 선배가 휴학했대요?(휴학했다고요?), 철수도 오겠대?(오겠다고요?)처럼 씁니다.
'데요'는, '더라'와 같은 뜻의 해요체 종결 어미입니다.
곧, 과거 어느 때에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의 말하는 장면에 그대로 옮겨 와서 말함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입니다.
그이가 말을 아주 잘하데(잘하더라), 그 친구는 아들만 둘이데(둘이더라), 고향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데(않았더라)처럼 씁니다.
정리해 보면,
'-데'는 말하는 사람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이는 말로 '-더라'와 같은 뜻이고, '-대'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씁니다.
따라서, '노현정 아나운서 예쁘데요'는,
'내가 노현정 아나운서를 만나보니 참 예쁘더라'나,
'뉴스에서 보니 노현정 아나운서가 참 예쁘더라'라는 뜻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노현정 아나운서의 미모에 감탄한 적이 있는 거죠. ^^*
'노현정 아나운서 예쁘대요'는,
'노현정 아나운서가 누군지 잘 모르는데,
사람들이 그 아나운서 예쁘다고 하더라'라는 뜻입니다.
아직 감이 잘 잡히지 않으면,
응용을 하나 더 해볼까요?
노현정 아나운서 '시집간데'와 '시집간대'를 갈라볼게요.
'노현정 아나운서 시집간데'는, "조금전에 내가 신문에서 봤는데,
노현정 아나운서가 방송을 접고 시집간다더군. 너도 봤어?"와 같은 경우에 쓸 수 있습니다.
'노현정 아나운서 시집간대'는, '노현정 아나운서 시집간대?' 꼴로 쓰여,
"출근길에 버스에서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노현정 아나운서가 방송을 접고 시집간다고 하더라, 진짜야?"와 같은 경우에 쓸 수 있습니다.
이제 '데요'와 '대요'를 가르실 수 있겠죠?
우리말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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