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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일제하 일본군 주둔실태 38

마감된 자료-------/숨겨졌던日戰跡地

by 자청비 2006. 12. 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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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1사단 주둔지 (29)245연대와 군사시설구축 실태
"해남 광부 1백여 명 몰살" 등 충격


한라일보 : 2006. 12.28

▲수월봉 앞 해안에서 바닷물이 빠지자 모습을 드러낸 자살특공정 유도로 시설. 60여년 만에 처음 공개된 것으로 당시 해안에 배치된 일본군 자살특공부대의 실체를 규명해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사진=이승철기자 sclee@hallailbo.co.kr
60여년전 갱목설치 현장 등 생생히

갱도진지 국내 첫 근대문화유산 등록

제주 서남부 지역 일본군 거대 요새


 최근 '군사기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슬포 · 화순 일대는 태평양전쟁 당시에도 거대한 군사요새였다. 당시 제주 주둔 일본군은 이 곳에 비행장(알뜨르)과 고사포진지, 송악산 알오름의 거대한 지하호와 해안가의 자살특공기지, 월라봉·단산·산방산·녹하지악 등 많은 오름에 갱도진지 등을 구축했다.

 1945년 종전 무렵 당시 일본군이 제주도를 제2의 오키나와로 삼기 위해 주둔한 병력은 무려 7만4천여 명. 이 가운데 제주서남부 지역에는 제111사단 사령부와 그 예하의 243·244·245연대 및 포병부대 등 1만2천명이 주둔했다. 243·244연대가 새신오름·가마오름·굽은오름 일대를 중심으로 주둔했다면 245연대는 모슬포·안덕 일대에 배치됐다.

 이들은 만주에서 이동해 온 관동군 출신들로 제주주둔 일본군 가운데 최정예부대로 알려진다. 이들의 1차 임무는 미군 등 연합군의 상륙을 서남부 해안에서 저지하는 것이다. 해안선에서 밀릴 경우는 내륙 깊숙한 곳의 오름 등에 파놓은 갱도진지 등에서 최후의 1인까지 옥쇄작전을 전개한다.

 특별취재팀이 지난 1년3개월간 제주서남부 지역 일본군 제111사단 주둔지를 중심으로 한 탐사취재 결과 일본군 군사시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앞으로도 121사단과 96사단, 108여단, 하치미키도로 등에 대한 본격 조사가 이뤄지면 그 수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많은 일본군 군사시설이 구축되는 과정에 많은 제주도민들과 육지부 민간인들이 고통과 희생을 겪어야 했던 사실 등이 증언을 통해 밝혀지면서 충격을 던져주었다.

▲녹하지악 갱도내부 벽면에 세워진 60여년 전의 갱목. 갱도내부에서 갱목이 설치된 채 남아있는 현장이 처음 취재팀에 의해 공개돼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사진은 갱도내부를 조사하는 취재팀,
 #징용 해남광부 1백여명 수장 충격

 특히 1945년 3월에 제주도에서의 갱도진지 구축을 위해 제주까지 징용됐다 전남 해남으로 귀향하는 과정에서 선박침몰로 1백여 명이 사망했다는 증언은 충격적이다. 이들은 산방산 등지에서 노역에 시달린 해남 옥매산 광산의 광부들로 알려졌다. 해남 광부들이 제주에 와서 갱도구축 공사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다 1백여 명이 수장 당했다는 사실은 본보 취재를 통해 새로이 밝혀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당시 관련자 및 유족들은 위령비라도 세워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나 그동안 당국은 이를 외면해왔다. 이제라도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통한 정확한 진상규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60여년 전 갱목설치 현장 '생생'

 취재팀은 또 탐사를 통해 대규모 갱도와 토치카 등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일본군 군사시설을 잇따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선 특별취재팀은 녹하지악에서 찾아낸 갱도 내부에서 60여 년 전에 세운 갱목이 그대로 남아 있는 현장을 탐사과정에서 확인했다. 당시 갱목이 갱도 안에 그대로 설치된 모습은 취재팀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는 갱도 구축과정과 실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월라봉 갱도 내부에 설치된 토치카 시설. 월라봉에는 대규모 갱도 뿐만 아니라 토치카 역시 정교하고 치밀하게 만들어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공정 유도로시설 첫 확인

 한경면 수월봉 앞 해안에서는 일본군의 자살특공정 유도로 시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특공정 유도로 시설은 밀물때는 잠겼다가 썰물때야 드러나기 때문에 이제껏 알려지지 않아왔다. 하지만 본보 취재팀에 의해 그 생생한 현장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공정 유도로시설은 당시 제주에 배치됐던 카이텐(回天)·진양(震洋) 등 자살특공부대의 배치와 주둔실태 등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대규모 갱도·토치카 잇따라 확인

 취재팀은 또 월라봉에서 대규모 갱도와 토치카 등을 찾아냈다. 월라봉은 오름 전체가 거대한 요새라 할 정도로 대규모 갱도뿐만 아니라 정교한 토치카까지 구축돼 있어 취재팀을 놀라게 했다.

 고산 한장동 해안가에서도 토치카가 구축된 대규모 갱도가 발견돼 관심을 모았다.

 취재팀은 이외에도 논오름·단산·군산·산방산·녹하지악 등지에서 새로운 갱도 등을 잇따라 확인했다.

▲서귀포시 대포동에서 취재팀이 확인한 60여년 전 일본군의 갱목으로 만든 집 내부.

 #근대문화유산 등록 이끌어내

 이처럼 일제군사시설에 대한 탐사보도로 새로운 사실들이 잇따라 밝혀지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재청은 지난 11월 말 일제군사시설 12곳에 대해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 갱도(동굴)진지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되기는 국내 첫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터는 등록문화재에서 제외됨으로써 공군기지건설을 강행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국방부는 최근 알뜨르비행장 가운데 2만평을 무상제공하려는 의도도 내비치고 있어 해군기지 및 공군전략기지 건설과 맞물려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본보 취재는 제주는 물론 정부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위원회 등 관련 당국과 일본의 평화운동가와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등 국내외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별취재팀

 

 

 

※한라일보가 취재보도해온 일제전적지 탐사 기사를 제 블로그에 옮기는 일을 마칩니다.

그동안 제가 이 일을 해온 것은 지금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막연하게 알았던- 일제 말기 역사, 즉 제주도가 어떤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군국주의 망령에 사로잡혔던 일본군이 어떻게 전쟁을 준비했는지를 알기 위함이었습니다. 또 군국주의가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하는지 알고자 했던 것입니다.

한라일보는 이 기사를 끝으로 제주도내 주둔군중 최정예 주력부대였던 111사단 주둔지에 대한 기사를 마무리지었습니다. 한라일보는 앞으로 나머지 주둔군의 군사시설에 대한 탐사보도가 계속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는 이제 더이상 같은 내용의 기사를 옮겨놓는 일은 무의미하다고 생각돼 이 기사를 끝으로 게재를 중단합니다. 일제전적지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분은 한라일보 홈페이지(www.hallailbo.co.kr)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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