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란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현체제를 유지하려는 사상이나 태도를 말한다. 낡은 체제를 버리고 변화를 원하는 진보주의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이같은 보수와 진보의 개념은 근대 정치이데올로기에서 파생된 것으로 학계에서는 본다. 즉 보수주의라는 개념은 대체로 1789년 프랑스 혁명 발전과정에서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자유주의 민주주의를 주장했던 시민계급이 진보주의로 등장한데 대해 귀족계급은 보수주의로 분류됐다.
이후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개념은 역사흐름에 따라 변화하면서 상대적 개념으로 진화한다. 특히 1848년 이후 종전의 진보주의인 자유주의 또는 민주주의는 '사회주의'의 대두에 따라 보수주의 경향을 띠게 되었다. 또 19세기 후반부터 시민계급을 세력으로 하는 새로운 보수주의가 만들어졌다.
정치적 이념으로 파생된 보수, 진보의 개념은 민주주의가 정착된 현대국가에서는 경제적 의미가 더 강해졌다. 즉 현대 보수주의의 이념은 신자유주의를 내세우는 반면 진보주의는 국가개입에 의한 복지자본주의를 주창한다.
20세기 들면서 자유주의가 지나친 시장 만능주의로 흐르면서 경제 대공황을 맞게되자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수정자본주의였다. 수정자본주의는 국가가 공공부문의 역할을 통해 일정 부문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의 역할이 커지면서 시장이 상대적으로 축소됐고, 현대 사회가 지구촌으로 변화하면서 범국가적인 경제가 성립하게 됐다. 이로 인해 보수주의자들은 이제 국가의 역할을 줄여서 시장의 기능에 맡기는 신자유주의를 내세웠다. 반대로 진보주의는 신자유주의의 시장 만능을 비판하면서 부의 양극화, 빈곤문제, 환경오염 등 사회문제의 해결을 촉구한다. 즉 수정자본주의를 토대로 국가가 국민의 생활에 더 깊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국가를 주창하는 것이다.
국가 개입을 환영하면서 시장과 공공복지의 균형을 바라는 것이 진보주의이고. 국가 개입의 최소화를 바라며, 시장을 기본으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보수주의인 셈이다. 이렇게 보면 진보와 보수의 구분을 '국가 개입을 원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갈라진다. 하지만 진보와 보수의 개념은 사회상황에 따라 워낙 상대적이고 다양해서 이렇게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촛불정국이 한달을 훌쩍 넘겼다. 그동안 촛불정국에 밀렸던 정부와 여당이 지난달 하순 추가협상 이후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에 반격에 나섰다. 그동안 '정부 대 시민'의 구도였던 촛불정국을 '보수 대 진보'의 틀로 몰아가고 있다. 그들의 사전에 진보는 좌파 또는 반미세력과 동의어이다. 그들의 전략대로라면 촛불현장에 빨간 색칠을 하면 다수의 시민들이 떨어져 나가고 골수 운동권만 남으면 경찰력으로 충분히 진압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을 게다.
그러나 이번에는 종교계가 나섰다. 천주교에 이어 기독교와 불교계가 연이어 촛불시위를 주도했다.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게 말이다. 이제 이념으로 내편, 네편을 가르는 것은 무의미한 시대이다. 촛불현장을 진보 혹은 좌파, 친북, 반미세력 등으로 내모는 것은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것일 뿐이다. 게다가 촛불현장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고 민주주의다. 하나마나 한 소리지만 민주주의는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고 따르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갑자기 경제위기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 이념으로 내모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경제위기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학계와 언론계 등에서 경제정책 변경을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그러다가 끝내는 고물가, 저성장 등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도 경제 위기의 원인은 촛불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촛불 대신 경제의 횃불을 들자고 한다. 언제까지 동문서답(東問西答)만 할 것인가.
베이징올림픽 최우수 5명 (0) | 2008.08.25 |
---|---|
제주發 ‘귀족학교’ 태풍 부나 (0) | 2008.08.18 |
자화상 (0) | 2008.06.19 |
치솟는 유가, 서민은 고달프다 (0) | 2008.05.25 |
'Daum권리침해신고센터'에게 (0) | 2008.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