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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좀 더 밝아졌으면 …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8. 12. 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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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 간다. 새해를 앞두고 희망을 노래해야 하는데 새해 경제 전망을 보노라면 도저히 그럴 마음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감이 더욱 앞서고 있다. 올 하반기 실질임금증가율이 10년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데다 새해 벽두부터 휘발유값, 공공요금 인상 등도 잇따를 예정이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 뻔하다.

 

올해 초 서민들은 조심스럽게 기대하며 한 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렸다. 물론 올 한해 모든 것이 뜻대로 돼 '환호'를 지르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사람도 있을게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올 한해 우리 경제는 대다수 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끝없는 추락을 계속 했다. 갖가지 내우에 외환이 겹치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오로지 자신들의 생각대로만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지금의 경제위기도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해 불가피했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실상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부터 경제상황은 나빠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대기업과 1% 부자들을 위한 갖가지 정책은 봇물처럼 쏟아졌다. 하지만 서민을 위한 정책은 별로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디 경제뿐인가. 21세기 다양성의 사회에서 흑백논리가 재등장하면서 온 사회가 갈등 국면에 빠졌다. 국민통합 노력은 고사하고 되레 색깔론을 들먹이며 분열을 부추겼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국가정체성을 해치는 좌파로 몰아붙이곤 했다. 한동안 우리 사회에서 사라졌던 삐라, 볼온서적, 해직 등의 단어가 되살아났고, '행군' '돌파' '돌격' '속도전' 등 군대식 용어도 정부·여당 주위에 시나브로 나타났다. 20세기에 나름대로 성공신화를 이뤘던 그들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20~30년 전으로 돌려놓고 있는 것 같다.


여당대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 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느껴지게 해야 된다. 망치 소리가 울려 퍼져야 한다”고 했다. 1970년대에나 들었음직한 말이다. 또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건당 50만원 이상 접대일 경우 기록의무 규정도 내년부터 폐지키로 했다. 지나친 접대 병폐를 없애고 건전한 경제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만든 규정이었다. 그러나 기업들이 변칙 운용으로 피해나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폐지 이유다. 무단횡단이 사라지지 않으니까 횡단보도를 없애자는 논리다. 그들이 갖고있는 사고방식의 한 단면이다.

 

포르투갈 코임브라대 경제학 교수였던 안토니우 데 올리베이라 살라자르는 1932년 총리에 올랐다. 그는 국가주의체제인 '신국가'체제를 도입하고 자신이 속해있던 국민연합당만의 정치를 폈다. 국익을 내세워 개인의 기본권과 야당을 외면하고 탄압했다. 살라자르 재임기간중 포르투갈은 서유럽 최악의 후진국이었다.

 

해가 지고 해가 뜨는 풍경은 하루하루가 별로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고 새해 설계를 그리는 기회마저 없다면 우리네 삶이 무의미할 것이다.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새해의 희망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가치가 있다. 새해를 맞아 힘들겠지만 그래도 가슴 가득 희망을 품어본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지고 서민들의 삶이 편안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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