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나라의 서긍이란 사람이 고려에 사신으로 와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은 고려의 서울 송도에서 보고 들은 것을 그림을 곁들여서 기록한 책입니다. 그 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도 있습니다. “평상시 쉴 때에는 검은 건[烏巾]에 흰 모시[白紵] 도포를 입으므로 백성과 다를 바 없다 한다.(고려봉사선화도경 제7권 왕복) / 풍속에, 여자의 옷은 흰모시 노랑치마인데, 위로는 왕가의 친척과 귀한 집으로부터 아래로는 백성의 처첩에 이르기까지 한 모양이어서 구별이
없다 한다.(선화봉사고려도경 제 20권 부인)”
고려시대엔 임금으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검은 건에 흰 모시 도포를 입었다는 것과 왕가에서부터 백성의 아낙네까지 여자는 똑같이 흰모시 저고리, 노랑치마를 입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옷으로 신분의 귀천을 표시하지 않았고, 검소한 삶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80. 돗자리의 놓인 자수는 소나무가 아닌 잣나무였다. (2004/09/03)
거실의 앉아 있다가 무심코 돗자리에 놓인 자수를 보았습니다. 거기엔 소나무와 학(송학도)이 그려져 있었는데 자수를 자세히 살펴보다가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소나무라고 놓은 자수인데 5개의 잎이 한 묶음으로 된 것입니다.
소나무와 해송의 잎은 두 장이 한 묶음으로 납니다. 하지만 '코리아 파인(Korea pine)' 즉 한국소나무로 잘못 알려져 있는 잣나무는 다섯 장의 잎이 한 다발로 묶여 있습니다. 그래서 잣나무를 오엽송(五葉松)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리기다소나무와 백송은 세 장이 하나의 입자루에서 납니다. 자수를 놓은 분은 소나무를 그린다며 잣나무를 그려놓은 것이지요. 혹시 집에 있는 물건에 놓인 자수에 소나무가 오엽송으로 되어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