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을 맞아 온 산은 단풍으로 물듭니다. 하지만 단풍의 아름다움에 못지않은 가을 정취가 억새에도 있습니다. 억새는 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의 산과 들에 1~2미터 크기로 자랍니다. 물가에 자라는 갈대와는 같은 벼과지만 다른 식물이며, 억새는 잎 가운데에는 길게 흰빛의 줄이 있습니다. 포천 명성산, 정선 민둥산, 울산 울주군의 신불산, 경남 창녕의 화왕산, 전남 장흥의 천관산 따위의
억새밭이 유명하지만 서울 도심에서 가까운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옆의 하늘공원은
2002년부터 억새축제를 합니다.
억새의 잎 가에는 날카로운 톱니가 있어 살짝 스치기만 해도 손을 벤다고 하여 “억새에 손가락 베었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대수롭지 않은 상대에게 손해를 보았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 가을 억새를 보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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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272. 백두대간을 태백산맥으로 왜곡한 일본인 (2005/03/28)
“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한다.”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 지리학의 개념을 잘 보여주는데 1769년 신경준이 펴낸 <산경표(山經表)>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잘 나타나며,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에 이르는 1개 대간(백두대간)과 1개 정간 및 13개 정맥 체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리시간에 배운 산맥은 이와는 다릅니다. 산맥은 땅속의 지질구조에 근거하여 땅 위의 산들을 나누었기 때문에 산맥은 도중에 강과 바다에 의해 끊기고, 실제 땅모양과 맞지 않습니다. 이 산맥이라는 말은 1903년 일본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가 조선의 지질을 연구하여 ‘한반도의 지질구조도’라는 것을 발표한 데서 나온 것입니다. 또 이 것은 조선의 땅 속에 묻힌 지하자원을 강탈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본인의 망언이 극에 달한 지금 새삼 상기할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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