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 발행되는 고액권 지폐에 넣을 초상의 최종후보로 백범 김구와 도산 안창호, 그리고 신사임당과 장영실이 뽑혔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그런데 신사임당은 일부 여성단체가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상이라며 반대합니다.
그러나 보통 아는 것과는 달리 조선 중기까지는 여성이 벼슬길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남편에 복종하는 그런 풍토가 아니라 당당한 모습이었습니다. 당시의 결혼풍속은
이른바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으로 여자 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고, 신랑은 자신의
본가와 처가를 오가는 신세였지요. 따라서 조선 중기 이전 부인들은 시집살이는커녕
딸도 제사를 지내고, 재산도 똑같이 상속받는 당당한 인격체였습니다. 특히 신사임당은
남편에게 자신이 죽더라도 재혼은 하지 말라고 요구하기까지 한 여성이었습니다.
신사임당은 오히려 21세기에 맞는 여성상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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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20. 부지갱이도 덤빌만큼 바쁜 상강(霜降) (2004/10/23)
오늘은 24절기의 열여덟 번째 상강입니다. 이 시기는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운이 뚝 떨어지면서 서리(霜)가 내리기(降) 시작한다 하여 상강이지요. 옛사람들은 상강 때 중 초후에는 승냥이가 산 짐승을 잡고, 중후에는 풀과 나뭇잎이 누렇게 되어 떨어지며, 말후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에 숨는다고 하였습니다.
상강 때쯤이면 가을걷이가 마무리되는데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와 "가을판에는 대부인(大夫人)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가을철에는 바빠서 아무 쓸모없던 것뿐만 아니라 존귀하신 대부인까지 나선다는 말로 대단히 바쁜
계절임을 나타냅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부릅니다. 음기가 강해지는 가을에
남성 몸 안의 양기가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은 가을이 되면 몸상태가
좋아지고, 뇌 작용도 활발해지며, 이성을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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