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내 자신을 자해할지언정 남에게 구속받지 않겠다며 자신의 눈을 송곳으로 찔러 애꾸가 된 최북이란 조선시대의 화가를 아시나요? 최북의 호는 ‘호생관 (毫生館)’인데 '붓(毫)으로 먹고 사는(生) 사람'이라는 뜻으로, 스스로 지은 것입니다. 또 ‘칠칠이’라는 자는 이름의 ‘북(北)’ 자를 둘로 나누어 스스로 지은 것이지요. 메추라기를 잘 그려 '최메추라기', 산수화에 뛰어나 '최산수 (崔山水)'로도 불렸습니다.
그는 의미 있는 그림을 선물했을 때 반응이 변변치 않으면 두말없이 그림을 찢어 버리고, 의미 없는 그림에 기뻐하는 이가 있으면 도리어 빰을 치며 받은 돈을 돌려준 자신 그림을 정말 사랑한 사람입니다. 그 그림 가운데 ‘풍설야귀인도 (風雪夜歸無人圖)’는 ‘지두화(指頭畵)’ 곧 붓 대신에 손가락이나 손톱에 먹물을 묻혀서 그린 그림으로 그의 손놀림에 불 같은 성격과 광기가 더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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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245. 매일 친일에 대한 죄값을 치루는 할아버지 2005/03/01
"저는 민족 반역자입니다. 일제 때 한글을 말하지 말라고 아이들한테 가르쳤고, 일본을 위한 전쟁에 나가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러고도 이제까지 교단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해방 직후 반민족 처벌이 있었다면 저는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말은 평생 교육자였던 김남식(82) 할아버지가 정년퇴임 때 한 말입니다. 그런 말을 한 할아버지는 지금도 스스로 친일 죄값을 치른다며 매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근처 길거리 청소를 하고 계십니다.
오늘은 삼일절입니다. 일제에서 독립하기 위해 온 국민이 맨손에 태극기만 들고 만세를 불렀던 날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친일 행적을 반성하지 않는 많은 부끄러운 사람들 때문에 지금도 일본인들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 친일을 했던 사람들이 이 할아버지처럼 반성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