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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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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08. 8. 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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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풀이”로 편안한 삶을 누려볼까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008. 08. 22.
 
 

 

내일은 처서입니다.
처서는 말 그대로 "더위를 처분한다."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옛 얼레빗은 처서이야기입니다.
2006년과 2007년 처서의 글을 함께 모았습니다.

 

 

      
      “속풀이”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주변에는 ‘속풀이 해장국’, ‘속풀이 재첩국’, ‘개운한
      국물이 속풀이에 그만이다.’처럼 쓰입니다. 여기서 ‘속풀이’는 ‘속을 푸는 일’이란
      뜻인데, ‘속’은 ‘속이 쓰린다. / 속이 아프다. / 속이 거북하다. / 속이 더부룩하다. /
      속이 메스껍다. / 속이 울렁거린다.’ 등에 쓰인 ‘속’으로 ‘사람 몸속’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사전에서 ‘속풀이’를 찾아보면 ‘분풀이’의 잘못 또는 ‘분풀이’의 북한어라고
      나옵니다. 사전이 ‘속풀이’라는 말을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은 것과 분명히 다른 뜻의
      ‘속풀이’와 ‘분풀이’를 연결한 것은 잘못입니다. 여기서 ‘속풀이’는 ‘답답한 마음이나
      생각을 풀어 버리는 일’의 뜻으로 쓰입니다. ‘풀이’라는 말은 우리말에 자주
      나타나는데, ‘모르거나 어려운 것을 알기 쉽게 밝히어 말하는 일’ 또는 ‘어떤 문제가
      요구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일’ 등의 뜻으로 쓰입니다.

 

      참고 : <김형배의 한말글 사랑(http://cafe.naver.com/han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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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78. 오늘은 처서, 곡식을, 옷을, 책을 말립니다. 2006/08/23

          

      오늘은 처서(處暑)로 '더위를 처분한다'는 날입니다. 김현승 시인은 “가을의 기도”
      라는 시에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라고 노래합니다.

 

      이때는 포쇄(曝:쬘 ‘포’, 曬:쬘 ‘쇄’)를 하는데 “농부는 곡식을 말리고, 부녀자는 옷을
      말리고, 선비는 책을 말린다.”라고 하여 가을맞이 준비를 합니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파리 모기의 성화도 줄어가는 무렵입니다.
      명절의 하나인 백중날(음력 7월 보름)의 호미씻이(농가에서 마지막 논매기를 끝낸
      음력 7월에 노는 놀이)도 끝나는 무렵이라 그야말로 '어정칠월 건들팔월'로 농촌은
      한가한 한 때를 맞이합니다.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에 천석 감한다.'거나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라고 하여 곡식이 흉작을 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요.

 

      “처서에 창을 든 모기와 톱을 든 귀뚜라미가 오다가다 길에서 만났다. 모기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귀뚜라미가 그 사연을 묻는다. ‘미친놈, 미친년
      날 잡는답시고 제가 제 허벅지 제 볼때기 치는 걸 보고 너무 우스워서 입이 이렇게
      찢어졌다네.’ 라고 대답한다. 그런 다음 모기는 귀뚜라미에게 자네는 뭐에 쓰려고 톱을
      가져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귀뚜라미는 ‘긴긴 가을밤 독수공방에서 임 기다리는
      처자․낭군의 애(창자) 끊으려 가져가네.’라고 말한다.”

 

      남도지방에서 처서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민요의 내용입니다.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단장(斷腸), 곧 애끊는 톱소리로 듣는다는 참 재미있는 표현이지요. 절기상 모기가
      없어지고, 이때쯤 처량하게 우는 귀뚜라미 소리를 듣는 시기의 정서를 잘 드러냅니다.
      이제 자연의 순리는 여름은 밀어냅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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