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임금의 백성사랑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오목해시계 곧 앙부일구(앙부일귀)입니다. 세종실록 77권 19년(1437년) 4월 15일 내용을 보면 “무지한 남녀들이 시각에 어두우므로 앙부일구(仰釜日晷, 오목해시계) 둘을 만들고 안에는 시신(時神)을 그렸으니, 대저 무지한 자로 하여금 보고 시각을 알게 하고자 함이다. 하나는 혜정교(惠政橋) 가에 놓고, 하나는 종묘 남쪽 거리에 놓았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런데 표준연구소를 제외한 어떤 곳의 오목해시계 복원품에도 12지신 그림은 없습니다. 그저 “子時(자시)ㆍ丑時(축시)ㆍ寅時(인시)”처럼 한자만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 한자를 모르는 사람에겐 이 해시계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세종임금의 백성사랑은 온데간데없는 것이지요. 동국대 김슬옹 교수는 한 학술대회에서 오목해시계의 올바른 복원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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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79. 임금이 먹으면 수라, 하인이 먹으면 입시 2006/08/24
밥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임금이 밥을 드시면 ‘수라’, 어른이 드시면 ‘진지’, 보통 사람이 먹으면 ‘밥’, 하인이 먹으면 ‘입시’이고, 죽은 사람에게 제사지내는 밥은 ‘젯메’입니다. 밥도 수라가 되면 영광스럽고, 입시가 되면 천해질까요?
예전 농부들은 그릇 위까지 수북이 담은 ‘감투밥’을 먹었습니다. 감투밥은 고봉밥이라고도 합니다. 하인이나 천민,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은 ‘소금엣밥’, ‘강밥’도 먹습니다. ‘소금엣밥’은 소금으로 반찬을 차린 밥, 즉 변변치 못하게 차린 밥을 말합니다. 또 ‘강밥’은 국이나 반찬도 없이 강다짐으로 먹는 밥입니다. 그런가 하면 세상에는 마땅한 값을 치르지 않거나 당연히 할 일을 하지 않고 ‘공밥’을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쐐기밥’이란 것도 있는데 이는 속에 반찬감을 넣어 손에 들고 먹을 수 있게 쐐기를 지은 밥을 말합니다. 김밥이나 햄버거가 바로 ‘쐐기밥‘의 하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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