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41호 “다뉴세문경(多紐細文鏡, 잔무늬거울)”은 고조선이 만들어낸 뛰어난 청동거울입니다. 거울 뒷면에 새겨진 기하학적 무늬는 높이 0.7mm, 폭 0.22mm로 구성된 13,300개의 정밀한 직선, 1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동심원, 그 원들로 등분하여 만든 직사각형과 정 사각형, 삼각형 따위가 정교하게 배열되어 있습니다. 무늬의 선은 머리카락 굵기에 불과한데 이렇게 정교한 선이 새겨진 청동거울은 중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는 이제까지 발굴된 적이 없습니다.
또 직선과 동그라미들이 이루는 기하학적 배열은 현대 컴퓨터 기술로도 재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하다고 하지요. 이런 청동거울을 기원전 4세기경에 어떻게 만들었는지 여전히 수수께끼입니다. 고조선의 청동합금 기술은 황하 중류의 중국 것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다뉴세문경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 않나요?
참고 :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이덕일․김병기, 역사의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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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692. 소리로 세상을 두루 편안하게 해주는 태평소 2006/05/25
풍물굿에서 화려하고 강렬한 그러면서도 애처로운 소리를 내는 악기, 태평소를 아시나요? 태평소는 풍물 악기 중 유일하게 가락을 부는 악기입니다. 국악기 중 박, 어, 축처럼 나무를 재료로 하여 만든 악기인 목부(木部)에 속하는 관악기인데 새납, 쇄납(瑣吶), 호적(胡笛), 날라리, 대평소, 소눌이라고도 하며, 나무로 만든 긴 관에 혀(reed)를 꽂아서 붑니다. ‘악학궤범’에 당악기(唐樂器)로 소개되어 있는 태평소는 14세기 말에 중국에서 들어와 대취타(군대가 행진하거나 개선할 때, 능행에 임금이 성문을 나갈 때 연주하는 음악) 때 썼는데 현재는 불교음악, 풍물굿 등에 쓰입니다.
예부터 태평소를 불면 세상이 두루 편안해진다고 했으며, 그 소리는 <세상의 한가운데-흙-황제(노랑)>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풍물굿을 할 때는 이 태평소가 없으면 맥이 빠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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